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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 세방에 "적자 계열사 정리하라"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주주환원책과 함께 서한에 포함…군장신항만, 매년 수십억 적자 '자본잠식'

이효범 기자공개 2020-02-17 08:13:2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최근 세방에 전달한 주주서한을 통해 적자 계열사 처리방안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가 나는 회사라 세방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주주환원책 강화 등과 달리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세방이 요구안을 받아들일지 관심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세방에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군장신항만에 대한 처리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방은 군장신항만 지분 38%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외에 CJ대한통운과 리드트리제일차가 각각 지분율 37%, 25%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공시를 통해 밝힌 세방의 주주서한 내용은 △배당성향 제고 및 중장기적인 배당정책 수립 △자사주 매입 혹은 소각 등 자사주 활용 방안 모색 등으로 알려져 있다. 주주환원책 뿐만 아니라 사업적 측면에서 군장신항만 처리방안을 요구하면서 한층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군장신항만은 민간투자 방식으로 군산항 내 잡화부두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시행사 역할과 준공 이후 부두를 운영할 목적으로 지난 2006년 설립됐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약 4년간 공사를 실시해 국가에 기부채납한 이후 2011년 8월부터 30년간 무상사용할 수 있는 운영권을 확보했다.

군장신항만 처리방안을 요구한 것은 설립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2018년 매출액 50억원, 영업손실 66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65억원으로 2011년부터 연간 순손실은 최소 20억원 이상이었다. 설립 이후 순이익을 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재무상태도 악화돼 있다. 2018년말 기준 군장신항만의 자산총계는 725억원으로 부채총계가 1142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17억원으로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자본잠식률은 288.82%로 2016년 221.76%, 2017년 259.61%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군장신항만의 적자가 세방의 기업가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방이 군장신항만의 지분을 38% 보유하고 있는 만큼 누적된 적자 중 일부가 세방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말 기준 군장신항만에 쌓인 미처리결손금은 637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제안을 세방이 받아들일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이 투자기업에 사업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해당기업이 기관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사례는 그리 흔치 않았다.

세방 측은 주주서한을 두고 수용여부를 검토 중이다. 세방 관계자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통해 제안한 내용 중에서 가능한 부분은 즉각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적자 계열사 처리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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