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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교공, 숨가빴던 더케이손보 '거래시계' 고용안정 협의 소통부족...노조 결단, SPA체결 한몫

진현우 기자공개 2020-02-19 10:59:3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 노동조합과의 갈등위기를 조기에 봉합하고 교직원공제회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법적 구속력이 담긴 본계약을 체결한 만큼 거래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는 양쪽 다 팽팽한 입장차를 견지하며 계약조건과 밸류에이션에 무게중심을 둔 협의를 이어왔다.

양측의 거래 속도가 빨라진 건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총선 출마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이사장에 새로운 인물이 부임할 경우 자칫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공공기관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우려될만한 상황이었다. 하나금융도 어느 정도 합의 궤도에 오른 딜을 차일피일 지연할 이유는 없었다.

하나금융은 1월 2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SPA 체결을 위한 공식 의사결정을 내린 셈이다. 다만 더케이손보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이 제안한 ‘수정 고용안정협약’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급물살을 타던 거래는 잠잠해졌다. 일각에선 무산 위기론까지 거론되며 교직원공제회가 매물을 거둬들였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하나금융·교공, ‘고용안정’ 두고 소통부재

1월 말 더케이손보 노동조합의 반대가 갑작스레 수면 위로 부상한 건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 간 ‘고용안정협약’에 대한 충분한 협의와 소통이 부재했다는 지적이다. 당초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보 노동조합에 고용안정협약을 전제로 딜을 진행하겠다는 확약 공문서를 전달했다. 문제는 하나금융과 협의 하에 마련된 고용안정협약 내용이 아니었다.

하나금융은 인수후통합(PMI)과 경영계획을 감안할 때 이를 100% 수용하기에 적잖은 부담이 됐고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의 고용안정협약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수정된 고용안정협약을 교직원공제회에 다시 전달했고, 교직원공제회는 일전에 더케이손보에 공식적으로 전달한 확약 공문서 파기 결정을 내렸다.

지난 달 30일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이 보내온 수정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최종 투표결과는 ‘반대’가 나왔다. 내부 직원들은 기존 고용안정협약보다 후퇴한 내용에 실망감이 역력했다는 후문이다. 모회사인 교직원공제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안정협약 없는 M&A’를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도 표명했다.

◇고용안정협약 ‘사전협의’ 문구 추가…매각 결렬 위기 극복 SPA 체결

교직원공제회는 당초 더케이손보 매각 건을 고용안정협약을 전제로 ‘조건부 의결’을 한 터라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거래를 강행할 수 없었다. 더욱이 공공기관 특성상 매각 후에도 감사에 걸려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도 있어 입장이 불투명해졌다. 31일 오전에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을 땐 매각 무산과 재협상이 힘들 것이란 논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 모두 고용안정협약에 대한 논의는 매각 협상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내용은 아니다”라며 “양사 모두 매각 과정에서 빚어지는 여러 현안 이슈에 집중하다보니 피인수기업의 고용안정협약이 다소 뒤로 밀려 소홀해진 부분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는 재협상에 들어가며 수개월째 공들여온 딜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고용보장과 관련된 항목에서 명예퇴직·희망퇴직 등의 인력감축을 실시할 경우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되며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사실상 더케이손보 노동조합이 큰 틀에서 한 발자국 물러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고용안정협약이 마무리된 지 약 닷새 만에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는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분 30%를 남겨둔 교직원공제회는 일정 기간 동안 제3자에 보유지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하나금융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남게 됐다. 캡티브 고객군인 교직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셈법이 담겨 있다.

업계 관계자는 “SPA 체결은 거래 성사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을 이제 막 통과했을 뿐”이라며 “남은 절차인 감독당국의 승인 여하에 따라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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