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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제도 개선]유동성위기 '뇌관' 사모사채, 평가기준 마련되나비유동성자산 대부분 독립기관 평가 대상…평가방식은 이견 '분분'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8 13:00: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 유동성 위기 뇌관으로 작용한 사모사채의 공정가액 평가기준 마련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금융 당국이 사모펀드에 편입되는 비유동성자산 평가에 대한 관리 규정을 강화하면서다. 운용사들이 사모사채 등에 적합한 평가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시장 규모를 키웠으나 감독 당국은 그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평가기준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적합한 툴(tool)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비유동성자산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사업보고서 미제출 기업, 독립기관 평가 '필수'

금융 당국은 사모펀드 운용사는 앞으로 자사펀드간 자전 거래시 거래되는 자산 가치를 운용사 임의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펀드간 부실전이 방지를 위한 조치다. 그간 운용사들은 마땅한 공정가액 평가 기준을 찾지 못할 경우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에서 기준가에 반영할 가격을 산정했는데 독자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금융 당국은 공정가액 평가 기준이 필요한 자산군으로 '비시장성자산'을 꼽았다. 비시장성자산은 거래가 활발하지 못해 시가 개념이 없는 자산을 의미한다. 헤지펀드 시장에선 사모사채가 대표적인 비시장성자산으로 꼽힌다. 또 자본잠식, 사업보고서 미제출 기업의 발행자산은 독립기관 평가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한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최근 2~3년간 사모사채 투자를 급격히 늘리면서 평가 기준 마련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채권 전문가가 아닌 매니저들이 발행사 선정과 전체 발행 과정을 도맡아 추후 부실이 일제히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됐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대부분 '무등급' 사모사채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사모채는 공모채와 달리 발행시 신용등급 평가를 받아야하는 의무가 없다. 또 사모사채는 증권신고서가 없어도 발행이 가능해 투자자는 물론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리스크를 가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투자시 확인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탓에 펀드 관리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었고 라임자산운용발 유동성 위기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비유동성자산 평가 기준 마련을 촉구하면서 사모사채에 투자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행동에 나서야하는 상황이 됐다. 헤지펀드가 투자하는 사모사채 발행사들은 대부분 자금조달 니즈(needs)가 강하지만 은행 대출과 공모채 발행 등이 불가능한 곳들로 자본이 잠식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사업보고서를 발행하지 않는 곳이 대다수여서 운용사들은 독립기관 평가를 필수로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 등급부여 '난색'…회계법인 기준, 펀드적용 '글쎄'

업계 관계자들은 신평사에 사모사채 평가를 의뢰하고 등급을 부여받는 게 현실적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사모사채 시장이 커지면서 이미 신평사에 등급을 문의한 사례가 있지만 간혹 BBB 등급을 받거나 무등급 채권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헤지펀드가 투자하는 사모사채 발행사는 워낙 영세한 기업들이어서 등급을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전언이다.

회계법인의 평가도 펀드 편입자산 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회계법인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최근 발생한 수익에 따라 기업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의 경우 사업초기 단계에 있어 재무상태가 불량하고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회계법인에 의뢰시 사모사채 발행사 대부분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돼 변별력이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평가 툴(tool)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만 강화되면 비유동성자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신평사와 회계법인의 평가를 받는 것 만으론 비유동성자산 관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번거로운 투자 절차 자체를 기피하게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사채를 비롯한 비유동성자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델타원 사업자들이 메자닌 평가 툴(tool)을 만든 것처럼 업계 관계자들이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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