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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이인베, 김중완·남정석 '우보천리' 꿈꾼다 [VC 라이징스타]투톱체제, '연결·소통·웰빙' 잣대 인문학 가미 투자

서정은 기자공개 2020-02-24 08:12:22

[편집자주]

창업 생태계의 마중물인 정책자금 홍수속에 최근 3년간 등장한 벤처캐피탈(VC)이 무려 50곳이 넘는다. 치열해지는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들은 저마다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생 VC들의 탄생 스토리와 운용 철학 등을 짚어보고 그들의 생존 전략과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의 행보를 보면 이 말과 퍽 닮았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벤처캐피탈로 출사표를 던진 지 2년. 운용 중인 펀드는 3개이며 운용자산은 아직 500억원에도 못미친다. 빠른 투자와 공격적인 펀드레이징을 훈장처럼 내세우는 업계에서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신중하고 꾸준한 투자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 책임운용에 갈증…8년지기 '김중완·남정석' 의기투합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11월 자본금 8억원으로 설립됐다.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 LLC)형 벤처캐피탈(VC)로 올해 설립 3년차에 접어든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현재 김중완·남정석 대표가 함께 이끌고 있다. 지분 구조를 봐도 사실상 투톱체제다. 김 대표가 전체의 43.9%를, 남 대표가 27.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심사역 역할 뿐 아니라 대외업무 등을 함께 맡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HB인베스트먼트 시절인 8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남 대표는 아서디리틀, 삼성전자, 옛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HB인베스트먼트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 대표가 2012년 HB인베스트먼트로 들어온 뒤 인연이 시작된다. 당시 김 대표는 옛 산동회계법인(현 삼정KPMG), 한국기업평가, KTB자산운용을 지나 처음으로 벤처업계에 발을 디뎠을 때였다.

약 6년간 전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던 그들은 책임 운용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독립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창업투자회사의 경우 펀드 하나를 둘러싸고 운용사, 출자자, 심사역 등 여러 이해관계들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같은 팀에서 일하며 합을 맞췄기 때문에 업무 스타일 또한 누구보다 잘 알던 터였다.

창투사에 비해 자금모집이 어려운 점을 감수하며 LLC를 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 대표가 먼저 회사를 차린 뒤 남 대표가 직장을 정리하고 2018년 5월에 합류, 지금의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됐다.

사명인 비하이(BEHIGH) 역시 두 사람이 전 직장에서 투자했던 수제맥주회사 제품에서 이름을 따왔다. 투자한 회사 제품 중 가장 도수가 높고, 상징적인 맥주에 '비하이'라고 써있었다고 한다. '수익률에 취하자'는 의미를 담아 해당 회사에 허락을 구해 사명으로 택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의 전체 인원은 5명이다. 두 대표이사를 포함해 4명이 심사역, 나머지 1명이 백오피스 업무를 맡고 있다. 올해에는 인력을 충원해 조직을 키울 구상도 가지고 있다.


<김중완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左), 남정석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右)>

◇ AUM 400억…"느리지만 꾸준히 가겠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해 운용 중인 펀드는 총 3개로 총 운용자산(AUM)은 400억원이다. 일부 신생 VC들이 화려하게 등장하며 대규모 펀드레이징에 나선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는 20개 안팎이다.

펀드별 결성총액을 보면 2017년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만든 '케이클라비스·비하이 리챌린지 투자조합'이 200억원으로 가장 크다. 2019년 결성된 '비하이임팩트투자조합'은 150억원이다. 이밖에 다른 증권사와 공동 결성한 프로젝트펀드 1개가 50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투자 소진율을 보면 빠른 편은 아니다. '케이클라비스-비하이 리챌린지 투자조합'이 70%, 비하이임팩트투자조합이 25% 안팎의 소진율을 보이고 있다. 많은 VC들이 1년 안에 투자한도를 상당수 채우는 것을 고려하면 느리다는 느낌마저 준다.

김중완·남정석 대표는 "벤처펀드가 투자기간이나 회수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이유가 있지 않느냐"며 "기업마다 투자 결과물이 나오는 시기가 제각기이기 때문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보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말하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될만큼 가치있는 기업에만 신중히 투자하겠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투자 기업을 선별하는 관점 또한 남다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내세우는 화두는 크게 △연결 △소통 △웰빙 등 세가지다. 추상적이지만 이 세가지 측면에서 가치를 가진 기업들을 찾다보니 투자처를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세입자와 집주인을 연결해주는 '집토스', 온라인 화상과외 서비스를 통해 학생과 선생님을 소통시켜주는 '플링크', 공유주방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오픈더테이블' 등은 이런 화두 안에서 투자가 단행된 종목들이다. 단순한 정량적 지표 뿐 아니라 정성적, 인문학적 가치가 투자에 녹아들어가는 셈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투자한 업체들 간을 연결,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등 시너지 방안도 찾고 있다. 비하이인베스트는 이런 화두를 토대로 올해 의료서비스, 컨텐츠 분야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올해에도 300억원 안팎의 신규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하우스들이 투자를 모두 소진하고, 역대급 펀드레이징을 예고한 것에 비하면 소박한 규모다.

"빨리 성장하지는 못하지만, 알찬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로 남고 싶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두 대표의 궁극적인 바람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어떻게 벤처업계에 자신들만의 색채를 표현해갈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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