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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열전]베인캐피탈 맞은 휴젤, 고밸류 논란 속 '중국' 승부수④출시 6년 만에 국내 매출 1위…대주주 변경 뒤 사업 다각화

최은수 기자공개 2020-03-12 07:16:36

[편집자주]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보톡스를 대명사로 만든 미국 엘러간의 아성을 한국 바이오텍들이 무너뜨릴 차비를 하고 있다. 이미 한국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글로벌 퍼스트인 클래스 의약품을 로컬 기업이 극복한 유례없는 사례다.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품질 및 균주 논란 등 내홍의 흔적도 역력하다. 더벨은 보톡스 시장을 통해 본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1년 성형외과 의사들이 창립한 휴젤은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출시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부턴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휴젤은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Bain Capital Private Equity)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베인캐피탈이 휴젤 인수에 들인 자금은 무려 9275억원, 기업 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고평가 논란이 일었지만결과적으로 베인캐피탈의 베팅은 성공작이었다. 톡신업계가 균주논란 등으로 내홍에 빠지는 동안 휴젤은 성장을 거듭했다. 최근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하고 중국 시장 공식 진출에도 가장 근접했다.


휴젤은 신용호·홍성범 원장, 문경엽 박사 등 3인(사진, 왼쪽부터)이 창립했다. 휴젤을 가장 먼저 구상한 신 원장은 홍 원장과 동양성형외과 시절부터 동업했다. 분자생물학 전문가인 문 박사는 추후 합류해 휴젤 사업을 완성했다. 창립자 3인은 동양에이치씨를 지주사로 두고 휴젤 지분을 공동 보유했다.

창업자가 손꼽히는 성형외과 의사 출신이란 점은 휴젤에게 큰 메리트였다. 의사 및 의료 현장을 직접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후발주자의 열위를 극복해 내는 핵심 전략이 됐다.

휴젤이 2010년 처음 톡신 제제 ‘보툴렉스’를 출시했을 때 시장 점유율은 10% 후반 가량이었다. 그러나 2016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0%(매출 기준)를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휴젤은 2015년 12월 상장에 성공했다. 다만 공동창립자 3인은 상장 전후로 지분을 정리한 상태다. 상장 전후로 사업에 대한 이견이 발생해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신용호 원장이 휴젤 IPO 직전에 보유 지분을 BNH인베스트먼트에 넘기고 가장 먼저 엑시트했다.

이후 홍 원장과 문 대표는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으며 홍 원장이 동양에이치씨 지분을 사들이면서 휴젤 최대주주가 됐다.

홍 원장은 당시 중국 플랫폼 등 신사업을 구상 중이었고 이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 문 대표는 과거 홍 원장에게 휴젤 주식을 받은 데 대한 세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원을 마련해야 했다. 결국 2017년 4월 베인캐피탈에게 휴젤의 대주주인 동양에이치씨 지분 전량을 넘기며 분쟁도 마무리하고 창업자 3인방은 엑시트에 성공했다.

베인캐피탈의 휴젤 인수는 고밸류 논란을 야기했다.

베인캐피탈은 휴젤이 실시하는 354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999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취득, 총 4546억원을 매도자 측에 지불했다. 이어 휴젤의 기존 대주주 동양에이치씨가 보유한 약 4728억원 상당의 지분 전량(24.36%)을 매입했다. 이에 따른 총 인수가는 9275억 원가량이다.

거래금액을 100% 주주가치로 환산하고 순차입금 등을 감안한 기업가치(EV)를 계산하면 약 1조5000억원이었다. 휴젤의 2016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681억원으로 환산한 EV/EBITDA는 22배였다. PE가 주도한 인수거래의 EB/EBITDA 배수가 일반적으로 10~11배 수준인데 이 두 배 가량으로 딜이 마무리됐다.

베인캐피탈을 새 주인으로 맞고 갈등이 종식된 휴젤의 주가는 빠르게 제자리를 되찾았다. 톡신 시장에서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졌고 점유율 또한 2016년에 이어 작년까지 꾸준히 1위를 차지했다. 휴젤은 베인캐피탈의 인수가가 오버슈팅이 아니었다는 점을 시장에 입증해 나갔다.


베인캐피탈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는 데 성공한 휴젤이 최근 가장 집중하는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 톡신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 내 품목허가를 신청해 올해 허가를 받아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젤의 중국판매는 뇌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시환제약(Sihuan Pharma)이 담당한다.

중국은 세계적인 성형대국으로 중국성형미용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성형시장은 2020년까지 2650억위안(약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의 정확한 톡신 시장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중국 지얀 컨설팅에 따르면 5년 전인 2015년 비공식 시장 규모를 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톡신과 필러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술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 톡신업체들의 제품에 특히 우호적이다. 역설적이기는 하나 비공식시장에서 승인 허가를 받지 않은 국내 톡신 제품들이 횡행하는 중국 현지 실정으로 설명된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불법 톡신 제제 수입 및 시술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는 중이다. 특히 불법수입상들은 우리나라 제품들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통관 및 밀수 과정에서 오염 등의 품질 이슈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식 절차를 밟아 시장으로 진출할 때의 효익은 더욱 커진 셈이다.

휴젤은 업계를 강타한 균주 및 품질 논란 등에서 자유로운 업체였다. 이에 힘입어 큰 변수가 없으면 가장 먼저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NMPA)으로부터 톡신 제제(보툴렉스) 허가를 승인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중국 전 지역으로 확산하며 NMPA의 역량이 이에 쏠려 있는 것은 부담이다. 다만 NMPA에 보툴렉스 허가심사 대기 순번이 한 자리수까지 줄어있어 상황은 비교적 긍정적이라고 본다.

휴젤은 히알루론산(HA)필러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작년 신규 론칭한 브랜드 '더채움'으로 인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 더채움을 비롯한 HA필러의 국내외 시장 전체 매출은 618억원이다. 전년(482억원) 대비 136억원(28.2%) 증가했다. 국내 시장으로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5% 증가했다. 휴젤은 2019년 국내 HA필러 시장에서도 매출 기준 1위에 올라섰다.

휴젤 관계자는 "현재 톡신 제제 외의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고 총 26개국에서 보툴렉스를 시판하고 있다"며 "2018년 말에는 국내 최초로 대만 허가를 획득했고 미국에 비견되는 중국 시장도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수익성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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