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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식스트리싱 인수…모빌리티 시장 선점 포석 올해 인수작업 마무리…할부 넘어 리스로, '현대차 2025' 발판 플랫폼 확보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27 08:09:3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1: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의 독일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HCBE)이 독일 굴지의 렌터카업체 식스트(Sixt)의 자회사 식스트리싱(Sixt Leasing SE)을 인수했다. 법인 설립이 아닌 첫 해외 기업 인수 사례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말까지 모든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은 할부금융업에 국한돼있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리스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자동차 플랫폼을 확보해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HCBE, 식스트리싱 최대주주 등극…연내 인수작업 매듭

독일 현지시각 기준 지난 21일. 현대캐피탈뱅크유럽(HCBE)은 글로벌 렌터카업체 식스트(Sixt)와 식스트리싱(Sixt Leasing SE)에 대한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HCBE는 식스트가 보유한 식스트리싱의 주식 864만4638주(41.9%)를 확보했다. 다음 달부터는 공개 매수 절차를 통해 총 5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가는 주당 18유로. 지난해 식스트리싱 실적에 대한 배당금(주당 최대 0.9유로)도 지급한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2652억원 가량으로, 현대캐피탈과 산탄데르가 공동 출자해 마련할 방침이다.

HCBE는 2016년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계열사들이 설립한 법인으로 자동차금융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당시에는 현대캐피탈이 65%,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0%, 1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작년 초 글로벌 금융그룹인 산탄데르에 지분 절반 이상을 넘겼다. 현대캐피탈(49%)과 산탄데르(51%)의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됐다.


최종 인수 시점은 올해 말로 점쳐진다. 유럽 당국의 반독점심사와 독일 금융규제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명 '식스트리싱'도 인수 이후 5년간 보장된다. 유럽 내 기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식스트리싱이 보유한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HCBE는 그동안 차량 리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왔다"며 "유럽 리스업체 중에서 사업 국가, 운영 규모 등을 고려해 식스트리싱을 최종 인수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할부에 국한된 해외사업…리스로 영토확장

"현대캐피탈이 독일의 자동차금융 명가이자 혁신으로 유명한 식스트리싱을 산탄데르 은행과 공동인수. 유럽의 자동차금융을 임대와 구독형으로 확장하게 됐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사진)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같이 소감을 남겼다. 현대캐피탈은 전 세계 11개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법인은 그동안 할부금융업에 치중돼있었다.

해외진출 방식도 한정적이었다. 직접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다른 현지금융사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식스트리싱을 인수한 HCBE도 현대차그룹이 직접 설립하고 산탄데르와 합작법인 형태로 유지하는 중이다.

이번엔 처음으로 현지 리스사를 인수했다. 할부와 다른 사업 부문인 만큼 경쟁력 있는 업체의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식스트리싱은 1912년 설립된 글로벌 렌터카업체 식스트의 자회사다. 유럽 독립 리스사 중 상위권 업체인 식스트리싱은 차량 운영 대수만 15만대가 넘는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자산과 매출은 각각 1조8000억원, 8389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가 유럽 내 전기차, 수소차를 보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렌탈이나 카 셰어링(sharing)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M/S)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2025 전략' 발맞춰 플랫폼 확보…모빌리티 시장 선점 포석

이번 인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신규 모빌리티 전략과 연결된다. 작년 말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현대자동차 2025 전략'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기술 발달과 공유경제 확산에 따라 향후 5년 내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일환으로 내세운 전략 중 하나가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이다. 현대차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와 콘텐츠로 맞춤형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차 구매부터 정비, 관리, 금융, 보험, 충전 등 주요 서비스를 함께 결합해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식스트리싱은 B2C와 B2B 영역에서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갖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 컨설팅 분야에도 강점이 있다. HCBE는 이번 인수로 식스트리싱이 보유한 온라인 리스 판매 채널과 중고차 활용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그간 쌓아온 유지보수, 보험, 고객 사후관리 등 차량관리 서비스에 대한 종합적인 노하우는 덤이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그룹의 기조에 발맞춰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큰 흐름에서 리스사를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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