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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산·호텔·물류 편입 공모리츠, 옥석 구분 필수 [Market Watch]자산 다변화 원년 불구, 기관수요 적은 상품 유통 우려 공존

신민규 기자공개 2020-02-26 08:02: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공모리츠 시장에는 해외 오피스타워, 호텔, 물류, 주유소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한 상품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그동안 대기업 보유자산을 단순 유동화하거나 금융그룹이 스폰서로 나선 리츠들이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는 상품 자체가 다양해지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자산이었다는 점에서 흥행을 이끌지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선 기관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이 공모시장에 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옥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공모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2018년 이리츠코크렙 이후부터다. 당시 공모리츠로는 처음으로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791억원의 공모를 마무리졌다.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같은 해 초우량 자산인 판교 알파돔타워를 편입한 신한알파리츠가 1140억원의 공모에 나서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해 롯데리츠가 롯데쇼핑 보유점포를 편입해 상장에 성공했다. 공모규모는 4299억원이었다.

상장에 성공한 리츠 편입자산은 대부분 오피스 빌딩이거나 대기업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위주였다. 국내 대기업이나 금융그룹이 뒤를 받쳐주는 구조이다보니 매매와 관련한 이슈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공모자금만 모집되면 자산 매도자가 중간에 딜을 파기할 가능성은 적었던 셈이다.

올해는 대기업이나 금융그룹의 상품보다는 편입자산을 다양화한 리츠가 대기하고 있다. 상품성만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실력차가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 주목도가 높은 것은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도 핫한 물류센터 편입리츠다. 글로벌 물류기업 출신들로 이뤄진 켄달스퀘어 로지스틱스 프로퍼티스(Kendall Square Logistics Properties)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자산관리회사(켄달스퀘어자산운용)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인가 승인절차를 거쳐 수도권 물류센터를 편입한 공모리츠를 내놓을 전망이다.

신선식품 물류센터는 투자 경쟁이 치열한 자산으로 통한다. 대규모 물류부지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국내기업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물류업계 업력이 긴 켄달스퀘어가 나섰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호응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켄달스퀘어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손꼽혔던 프롤로지스(Prologis)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프롤로지스와 AMB프로퍼티가 인수합병되면서 키맨들이 따로 나와 회사를 차렸고 당시 국내 '물류투자 1세대'로 불리우는 인력들이 다수 포함됐다.

사모상품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든 주유소를 편입한 공모리츠도 주목받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주유소 314곳 중에서 193개를 공모리츠(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로 운용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으로 하반기 상장이 예정돼 있다.

그동안 주로 부동산펀드에 편입돼왔던 호텔리츠도 공모시장에 나선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은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보유한 명동 티마크그랜드 호텔을 공모리츠로 상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대비용을 감안한 호텔 인수규모는 2300억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두 운용사는 딜 초기부터 공모리츠로 편입하는 방안을 전제로 협의해왔다.

해외 오피스타워를 매입한 공모리츠도 선보인다. 제이알투자운용이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공모리츠(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제이알제26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인가를 받은 데 이어 모리츠까지 관문을 통과해 본격적인 공모리츠 추진이 가능해졌다. 편입자산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파이낸스 타워 콤플렉스(Finance Tower Complex)'다.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자리츠에 대한 지분 투자가 진행되는 식이다. 공모리츠의 상장주관은 메리츠종금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 국토교통부 사무관이 현장 실사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인 딜이다.

시장에선 개인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상품이 나온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기관수요가 저조한 물건이 공모로 흘러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딜이라면 개인투자자에게 풀리기 전에 기관들이 사모형태로 가져갈 수 있어서다. 구조상 부동산펀드보다 리츠 설립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소요되는 면이 있다. 공모리츠의 경우 국토교통부 영업인가를 받더라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한번 더 받아야 하는 점이 절차상 번거로운 부분이다.

지난해 상장했던 대형 리츠의 성적표가 저조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리츠의 경우 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치솟았지만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점포 폐점계획을 밝힌 탓에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모두 최근 주가는 저조한 편이다.

공모리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상장 후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자산이 편입돼야 한다. 상장 후에도 추가자산을 편입한 케이스는 신한알파리츠 정도가 꼽힌다. 판교 알파돔타워 매입 후 용산 더프라임타워 인수를 유상증자로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대일빌딩도 세번째 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기업이 뒤를 받쳐주는 딜 구조가 아니라 상품성만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매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수익률 측면에서 양호하기 때문에 공모로 풀리는 거겠지만 기관 수요가 적은 상품이 시장에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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