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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영업방식도 변했다...투심은 아직까지 '이상 무' [코로나19 파장]컨퍼런스콜, FAQ 등 비대면방식 활용…4월 이후 투심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2-28 14:38:5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증권가 IB의 영업방식도 바뀌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은 물론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비대면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중심으로 외부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투자심리는 아직까지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까지 수요예측 오버부킹 사례가 잇따랐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공모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 수요도 높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기업들의 펀더멘탈 약화 우려가 한층 심화하면서 하위등급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대면방식 IR 적극 활용

2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비대면방식으로 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 이들은 공모채 발행에 앞서 투자자에게 메일로 FAQ를 보내 추가 질문사항을 전화통화 및 메일로 응대하거나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면 방식 IR을 진행하는 투자자가 있었지만 이번 주부터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며 "투자자들이 비대면방식 소통을 요구하면서 IR, NDR, 집단IR 등 대부분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정부가 심각단계를 발령한 것은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11년 만이다. 그 직후인 24일 월요일부터 투자자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은 원래부터 컨퍼런스콜 등 비대면방식 소통을 진행해왔기에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은 IB 등 외부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많지 않다.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SK매직,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부터 28일 수요예측을 앞둔 우리은행, SK가스 등은 비대면방식을 적극 활용했다. 다음 주 수요예측을 앞둔 에쓰오일, 태영건설도 마찬가지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좀더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더 퍼져 있다”며 “AA급 우량 회사채 투자심리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A급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는 소극적 소통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투심 양호…“4월 이후 장담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사태로 아직까지 투자심리가 위축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개하는 ‘연초효과’가 작용한 덕분이다. 지난 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국금융지주, 신한은행, 현대글로비스, 대구은행 등 AA급의 오버부킹 소식이 이어졌다. BBB+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모집금액의 세 배를 넘어서며 조달금리가 등급민평 대비 -129bp에 결정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발행사와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및 파장을 문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심 위축 등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라 여전히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초 에쓰오일, 태영건설이 수요예측을 마치면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 등 일정이 몰리기 때문이다.

투심 변화의 관건은 4월부터다.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약화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변수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 우려가 완화되더라도 유통업종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올해내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상반기에 한 번 인하되고 하반기 동결된다면 회사채 수요가 높겠지만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면 회사채보다 국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는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A급 등 우량 회사채와 A급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를 향한 투심이 양극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은 풍부한 편이기에 AA급 투심은 견조하겠지만 비우량 회사채 투심은 기업 펀더멘탈에 따라 양극화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예측 경쟁률이 하락하는 방식으로 투심 변화가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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