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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공포 장기화, 도미노 침체" vs "장기 우상향 기대"불확실성에 무너진 미국증시…전문가들 시각차 '뚜렷'

김수정 기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0-03-03 08:28: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미국 증시가 전례 없는 폭락세를 나타내면서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경기 침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신종 전염병의 등장으로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자산을 취급하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도 비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경제 충격 불가피...경기지표 둔화 우려 확산"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일주일 새 두 차례나 1000포인트 이상씩 내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약 11%, 10%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했다는 시그널로 분석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이 워낙 큰 탓에 글로벌 경제활동이 전례 없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에서다. 코로나19가 새로운 유형의 전염병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공포감도 극대화되고 있다.

김정아 KB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 매니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 외 수십 개 국가로 확산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선 근원을 알 수 없는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펜더믹에 대한 공포심리가 극대화됐다"며 "이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성장률 하락을 피할 수 없다"며 "나스닥 위주로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에 코로나19가 기업이익 컨센서스 하향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민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글로벌 공급체인, 생산과 소비 전반의 경제활동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데 질병 자체도 문제지만 코로나19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이벤트로 인식된 점도 부정적 영향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위협이라고 생각해서 시장이 더 과민 반응할 것 같고 지표 영향도 더 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전염병이 경제 펀더멘털을 바꾼 일이 없었다지만 이번에는 장담하기 어려울 듯하다"며 무디스나 한국은행에서 경제 성장률을 조금 낮춰 발표하고 있는데 그보다 여파가 더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권재형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에쿼티본부 해외주식전략운용 과장은 "방어가 잘 안 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소비, 제조업, 일본뿐 아니라 내외 경제가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특히 일본 같은 경우는 4~5월까지 코로나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고 국제 증시가 안정되지 않으면 올림픽을 미룬다는 등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사상초유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A자산운용사 채권펀드 매니저는 "미국에선 그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던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경기 지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추후 추경 등을 통해서 수치적 개선을 이룰 순 있지만 소비 자체가 줄면 실물 경제 위축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이견은 있다"며 "최악의 경우 인구 40%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공포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키우고 있다"고 관측했다.

◇"심리적 공포가 폭락 유발...우려 현실화 예단 이르다"

다만 세계 경기와 증시의 극심한 침체를 점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게 경기 둔화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 심리적 공포가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정아 매니저는 "코로나19가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심리적 공포에 따른 영향이 증시에 크게 미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지금 시점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스탠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 충격이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은 있고 주식시장이 어려울수록 글로벌 각국의 공조도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가 단기 이벤트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증시가 코로나 이벤트가 진정된 이후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 동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증시가 안정되면 세계 증시 충격도 차츰 가실 것으로 보인다.

이호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1본부 매니저는 "단기 전망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길게 봤을 때는 연초 전망처럼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 대선까지의 기간 동안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심각한 공포 단계지만 질병 특성상 미리 전망을 하기는 힘들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이미 늘어날 만큼 늘어난 상황이어서 더 확대될 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미국 증시가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코로나 사태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향후 일정부분 추가조정 등 변동성이 증가한 구간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가 지나면서 코로나 이벤트가 일단락되면 11월 예정된 대선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연임 여부에 따라 시장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경우 장기간 힘을 못 쓰고 있던 상황인 만큼 연일 상승을 거듭했던 미국 증시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여파가 수그러들기 전까지는 내수 경기가 오랜 기간 위축될 수 있다"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쇼크를 받은 상황이라 전망을 뚜렷하게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허 대표는 "미국 시장은 지난 7~8년간 오르기만 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하락 전까지 고점에 머물러 있었던 반면 한국은 반대 상황이었다"며 "미국시장은 영향을 크게 받겠지만 한국 증시의 경우 이미 주가가 많이 하락해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국 증시와 동반해 하락하겠지만 여파가 생각보다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치솟고 있다. 한동안은 안전자산에 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코로나 확진자 추세와 백신 개발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당분간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펀드 매니저는 "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린 상황이라 채권 수익률은 다 좋고 이미 금리가 너무 낮아진 상태라서 국채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 같다"며 "다만 물가연동채나 변동금리부 채권 같이 경기 상황에 연동된 채권들의 경우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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