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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해상, 시험대 오른 신임 각자대표 모든 사업부문서 손해율 상승, 채권매각 통한 수익성 방어 '임시방편'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05 11:05:2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09: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 '이철영 체제'가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현대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조용일 사장과 이성재 부사장(사진)을 각자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 선임된다.

하지만 상황은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현대해상은 모든 사업부문에서 손해율이 치솟으며 순이익이 줄고 있다. 이마저도 갖고 있던 채권을 매각하면서 겨우 방어한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 신임 대표가 위기에 놓인 현대해상을 구해낼지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해상 각자대표 후보. 왼쪽부터 조용일 사장, 이성재 부사장.

현대해상의 작년말 순이익은 250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3590억원)보다 30.2%나 쪼그라들었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외형경쟁에 뛰어들면서 매출을 보여주는 원수보험료(보험료 납입액) 자체는 늘었다. 2018년말 13조원이었던 현대해상의 원수보험료는 1년 새 13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손해율이 치솟았다. 손해율은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로,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1년 전(84.3%)보다 3%포인트 오른 87.3%를 기록했다.


특정 사업부문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업부문에서 손해율이 올랐다. 특히 현대해상의 포트폴리오에서 70%를 차지하는 장기보험의 손해율 상승이 치명적이었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96.7%를 기록했다. 1년 전(88.5%)보다 8.1%포인트 가량 올랐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도 각각 6%포인트, 4.7%포인트씩 상승했다.

장기인보험 경쟁으로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지표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도 악화했다. 지난해 합산비율은 108.7%였다. 현대해상의 합산비율은 2018년부터 100%를 넘겼다.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보험금과 사업비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손실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전략의 실패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만기보유증권'과 중도에 매각할 '매도가능증권'으로 구분한다. 요즘 같은 금리 하락기에는 매도가능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채권평가이익이 늘어 자본확충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해상은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자산계정을 재분류했다. 당시 금리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오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5.2%포인트 하락한 213.6%를 기록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 부담이다.


투자 성적은 어떨까. 지난해 투자이익률만 보면 3.92%로 1년 전(3.24%)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투자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조870억원대에서 1조43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착시효과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기존에 현대해상이 갖고 있던 채권 등 자산을 매각하면서 얻은 이익이 크다는 설명이다. 평가·처분을 제외한 투자이익률은 2.99%에서 3.02%로 오르는 데 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채권매각 이익은 4000억원 수준"이라며 "이를 통해 겨우 수익성을 방어했지만 임시 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은 이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인수심사(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손해율 관리를 철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사업비 효율화를 통해 사업비차 이익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 또 주력상품인 어린이보험, 건강보험 경쟁력을 키워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 총괄(사장)로서 손해보험업 전반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영업전략 수립, 채널별 전략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이 부사장 역시 현대해상의 자회사 현대C&R 대표이사 등 경력이 풍부한 인물이다. 디지털 신기술 도입, 해외시장 개척 등 성장 기반 마련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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