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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혼돈이 적기?…에스엘 오너4세 주식매집 '속도' [지배구조 분석]이성엽 사장 장남 주환 군, 지난달 말 나흘간 4억3000만원어치 장내매수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04 10:19:1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뿐 아니라 자동차부품사들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일부 부품사 오너들은 쌈짓돈을 들여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 방어에 직접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속한 대구에 소재한 부품사의 에스엘(SL)그룹 오너일가에서도 주식을 매집해 눈길을 끈다. 다른 곳들과 다른 점은 현재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은 20대 초반의 오너 4세가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가 방어나 오너일가 전체의 지배력 확대보다는 후계 준비에 더 방점이 찍힌다. 최근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같은 금액으로 과거보다 조금 더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20대초반 오너 4세, 나흘간 주식매입에 4억 넘게 지출

에스엘은 이달 2일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 합계가 기존 62.96%에서 63.1%로 상승했고, 소유한 보통주는 3034만6930주에서 3037만5211주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에 변화가 생긴 것은 오너 4세가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지분을 매집한 인물은 현재 에스엘의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이성엽 사장의 아들인 이주환 군이다. 주환 군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에 걸쳐 주식을 매입했다. 각각 4000주, 7678주, 9603주, 7000주를 샀다. 기존 소유 주식은 208만6240주였는데 211만4521주로 늘었다.

주환 군은 1997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로 24세, 만으로 23세에 불과한데 거금을 투입해 눈길을 끌었다. 2일 공시한 내용에는 주환 군의 1주당 매입단가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매입한 날의 종가를 고려해 금액을 추산하면 25일부터 28일까지 각각 6120만원, 1억1670만원, 1억4644만원, 1억500만원을 투입했다. 나흘간 쓴 돈의 총액은 4억2935만원이다.

출처: 공시, 단위: 주, 원

최근 일부 자동차부품사 오너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지하고,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주환 군의 주식 매입은 후계 승계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엘그룹의 경우 에스엘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비교적 간결하게 정리돼 있고, 승계를 위해서는 에스엘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환 군은 그룹 계열사 에스엘라이팅의 주주였는데, 작년 4월 합병 과정에서 에스엘의 주식 208만6240주를 처음으로 취득하게 됐다. 하지만 지분율이 4.33%라서 승계를 위해서는 주식을 더 매입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번에 장내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 소재 기업인 에스엘도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후계자가 지배력을 높이는 데는 오히려 반대로 작용했다. 만약 주환 군이 과거에 주식을 매입하려 했다면, 실제 행동에 옮긴 지난달 말보다 적은 주식을 살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지분율을 높이기 어려웠다.

에스엘의 주가가 최근 3년내 최고가를 기록했던 때는 2018년 1월 26일로 2만9800원이었다. 그 후 점차 하향세에 있다. 올해 1월 23일 1만9200원으로 3개월 내 최고가를 찍으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출처: 공시, 단위: %

◇주환 군보다 어린 주주도 존재

20대 초반의 오너 4세가 4억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주식을 매입했지만, 에스엘그룹에 특별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주환 군보다 더 어린 주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사장의 또 다른 아들로 주환 군의 형제인 이동환 군이 에스엘의 보통주 51만1000주를 갖고 있다. 지분율은 1.06%다. 동환 군은 1999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21세, 한국나이 22세다.

이충곤 회장의 차남으로 이 사장의 동생인 이승훈 에스엘미러텍 사장의 자녀들도 에스엘의 주주다. 이건호 군과 이정민 양은 각각 36만4996주, 14만5991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각각 0.76%, 0.3%다. 건호 군은 2002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18세, 한국나이 19세다. 정민 양은 2004년생으로 만으로 16세, 한국나이 17세다.

주환 군과 동환 군, 건호 군, 정민 양이 보유한 에스엘 주식의 가치는 이달 3일 종가 기준으로 311억8918만원, 75억3725만원, 53억8369만원, 21억5336만원이다.

출처: 에스엘, 단위: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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