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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투톱체제'로의 복귀, 견제와 균형 최장수 CEO 부재, 세대교체 시험대...위기 극복 미션 부여

김현정 기자공개 2020-03-09 09:38: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5: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이 조용일 총괄사장과 이성재 총괄부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투톱 체제’를 시작한다. 기존 현대해상의 2인 대표 체제는 사업부문별 경영의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세대교체를 시작하는 막중한 상황에서 최장수 보험 CEO로 꼽히는 이철영 대표이사의 부재를 대체할 두 대표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일 총괄사장(사진 왼쪽), 이성재 총괄부사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총괄사장과 이 부사장은 2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현대해상의 새 사령탑에 오른다.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복수대표 체제를 잘 활용해온 회사로 꼽힌다. 특히 위기의 상황이 있을 때마다 이를 통한 특유의 '안전운행' 경영 체제에 돌입하곤 했다. 현재 손보사 가운데 대표이사 2인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현대해상 뿐이다.

현대해상이 복수대표 체제를 처음으로 구축한 것은 2007년 일이다. 대표이사였던 하종선 사장이 론스타 의혹으로 구속수감되면서 당시 이철영 부사장과 서태창 부사장이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단독대표 체제에서 복수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경영진 교체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정몽윤 이사회 의장의 의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두 대표의 복수대표 체제의 성과는 좋았다. 서태창 전 대표는 영업 부문, 이철영 대표는 경영지원과 자산운용 및 보상 쪽을 담당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첫 공동대표를 시도했던 이 시기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권이 잔뜩 위축됐던 때였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불황 속 나 홀로 호황을 구가했다. 시장점유율을 1%p 이상 높였으며 2007년 3월 말 7조2000억원가량이었던 자산 규모가 2009년 말 11조1000억원까지 늘리는 등 현대해상의 첫 자산 1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후 2010년 이철영 대표가 돌연 현대해상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서태창 대표가 단독대표로 3년을 이끌었다. 이 기간 이철영 대표는 현대C&R, 현대해상자동차손해사정, 현대하이카자동차손해사정, 현대HDS, 하이캐피탈 등 5개 자회사 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13년 2월 서태창 대표가 자리에서 퇴임한 뒤 현대해상은 공동대표제를 부활시켰다. 이철영 대표가 다시 현대해상으로 들어왔고 당시 현대해상 부사장이었던 박찬종 대표에게 함께 대표직을 맡겼다.

이 시기 현대해상의 사업부문별 집단경영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이철영 대표는 총괄을, 박찬종 대표는 기업보험·소비자보호·인사총무를 집중적으로 맡아 전문 역량을 발휘했다. 각자대표 체제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의사결정시 두 대표가 합의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각자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경영을 해왔다.

지난해 7월 박찬종 대표가 노사분규 문제를 책임지고 사퇴한 뒤 8개월간 현대해상은 이철영 대표의 단독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다 이철영 대표가 이번 임기 만료에 맞춰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현대해상은 조용일-이성재 복수대표 체제를 시작하게 됐다.

이번 복수대표 체제는 지난 이철영-박찬종 대표 체제 때와는 결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이철영 대표가 오랫동안 현대해상 대표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서태창 전 대표의 부재는 그리 큰 리스크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현대해상은 세대교체로 새 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이철영 부회장은 10여년간 대표로 일하며 현대해상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보험업계 좌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두 명의 새 신임대표의 역할은 최창수 CEO 교체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의미가 크다. 조용일 사장과 이성재 부사장 모두 기업보험 전문가 출신으로 현재 조직개편과 함께 업무 분담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재 부사장의 대표직 합류가 애초에 부문 경영의 시너지를 노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현대해상의 복수대표 체제는 정몽윤 이사회 의장이 경영을 뒷받침하는 오너 회사라는 점에서 최적화돼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 의장이 굵직한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며 이사회가 경영의 큰 그림을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자 대표들이 각 영역을 독자적으로 경영하면서 경영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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