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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WM하우스 전략]"완전판매 문화 뿌리 내린다"[thebell interview]신명혁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13 07:52: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명혁부행장보신명혁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사진)은 지난해 9월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논란이 정점에 달했을 때 우리금융그룹 자산관리 방향키를 잡았다. 신탁연금그룹장 시절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총괄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지난해 4분기는 힘겹게 쌓아 올린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시간이었다.

그가 올해 자산관리그룹장직을 이어가며 정한 핵심 키워드는 '완전판매'다.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잃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완전판매 만이 답이라고 판단했다. 조직도 철저히 완전판매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재편됐다. PB 역량 강화와 고액자산가 특화 점포 구축도 신 부행장이 정한 과제다.

◇고객케어팀·자산관리시스템팀 신설…신탁연금단 통합 추진

올초 조직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설된 고객케어센터팀이다. 이 팀은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춰 구축된 조직이다. 금융상품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을 집중 관리한다. 투자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고객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유선 또는 온라인으로 소통해 상품 가입 경위와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게 주업무다. 고객케어센터팀이 자리 잡으면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차단이 가능하다.

고객케어센터팀이 그룹장 직속 조직으로 편재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자산관리그룹이 단에서 그룹으로 격상된 이후 그룹장 직속 조직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직적 보고 체계에 연연하지 않고 신속한 리스크 발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그룹장이 리스크관리의 직접적인 책임자가 되면서 다른 조직에 업무를 지시할 때도 항상 고객에게 노출되는 위험을 염두에 둬야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또 다른 신설 조직인 자산관리시스템팀은 고객 개인에 적합한 금융상품 추천 툴(tool)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에는 고객 투자성향을 감안해 상품을 추천하는 단순한 시스템이 전부였다. 새로 구축되는 시스템은 고객 투자성향은 물론 연령, 거래 특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 상품을 선별한다. 우리은행은 이 툴을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신 그룹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는 고객신뢰 회복을 위해 완전판매 문화를 갖추는 것"라며 "완전판매 관행이 전체 조직에 뿌리 내리게 하려면 이에 적합한 조직과 프로세스가 필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그룹에서 단으로 격하된 신탁연금단과의 통합도 앞두고 있다. 자산관리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의 과도한 비이자수익 경쟁으로 불완전판매 정도가 심해졌다는 지적을 일부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추후 영업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조직이 하나로 통일되면 불필요한 인력 낭비 없이 시의적절한 상품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 그룹장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산관리 조직과 신탁 조직이 통합돼야 한다는 건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관련 법규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면 고객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PB 자격 검증제도, 자산관리 역량지수 도입…'무늬만' PB 없앤다

'PB 역량 부족'도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이 떼야 할 꼬리표다. 본사 뿐만 아니라 영업점 PB들도 DLF 손실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산관리 경험이 풍부한 몇몇 PB를 제외하면 주어진 핵심역량지표(KPI) 충족을 위한 영업에 집중했을 뿐 금융상품 지식, 시장 트렌드 분석 등의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다.

우리은행은 평가 방식에서 문제를 찾았다. 그간 PB를 평가하는 데 있어 형식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여부에 집중했다. 또 성과를 평가할 때 금융상품 판매량과 수익에 집중했다. 결국 PB들이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면서 역량을 갖춘 인력풀을 갖추지 못했고, 시장과 금융상품 고도화에 따른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부턴 PB 자격 검증제도를 시행한다. 자격증 유무를 따지는 것보다 자산관리 역량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KPI로 대변되는 정량평가 의존도를 낮추고 지점장을 비롯한 관리자와 고객 등으로부터 받는 정성적인 평가가 반영된다. 아울러 자산관리 역량지수를 개발해 PB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데 공을 들이기로 했다.

신 그룹장은 "고객 중심의 내실성장을 추구하려면 PB 역량 강화가 필수"라며 "PB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평가 방식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남·강북 TCE 센터 설립…'접근성·전문성' 잡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총 4곳의 TC(투체어스) 프리미엄센터를 신설했다. TC 프리미엄센터는 일반 영업점에 있는 TC 라운지와 달리 고액자산가만이 이용할 수 있는 PB센터다. 펀드 시장이 사모펀드 위주로 재편됐다는 점을 감안해 고액자산가 특화 상품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였다. 금융상품 투자 경험이 많고 이해도가 높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사모펀드가 공급되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이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기 전 판매된 상품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도 특화 점포 구축은 이어진다. 구체적인 기준은 논의 중이지만 TC 프리미엄센터보다 한단계 높은 레벨의 PB센터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소 요구 자산이 더 높은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TCE)센터를 강남과 강북에 한곳씩 신설하는 게 목표다. TCE센터는 일종의 거점 점포로 일대 일반 영업점과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 그룹장은 "고액자산가 특화 점포 수를 늘려 접근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소 이용 금액이 높은 만큼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갖추는 것도 올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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