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부사장, CJ㈜ 이사회 1년만에 왜 복귀했나 그룹 전략 변화 시사 '해석'‥구조조정 추진 핵심 키맨 부상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12 09:04:5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지주사 CJ㈜의 이사회에 최은석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사진)이 1년만에 복귀한다. 지난해 초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이 CJ㈜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자연스레 최 부사장이 이사회에서 빠지는 수순이었지만 다시 중용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몰린다.일차적으로는 박 부회장이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만 맡으면서 지주사 경영에서 손을 뗀 결과다. 이는 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좁아졌다기 보다는 최 부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최 부사장의 역량과 노하우가 필요해졌다는 의미이다.
CJ그룹의 지주사인 CJ㈜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 돼 있다. 그간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지주사 대표이사가 총 3명이었기 때문에 사내이사 3석은 이들의 자리였다.
하지만 이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2인 대표체제를 구축한 2016년부터는 2명의 대표이사가 2석을, 나머지 한 자리는 주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총괄' 역할의 임원 1명이 채우는 방식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2016년부터 2년간 경영총괄 역할을 한 신현재 부사장이 두명의 대표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구성했다.
2018년부터는 새로운 경영총괄로 신임된 최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 부사장은 CJ대한통운, CJ㈜ 등 줄곧 재무부서에서 근무한 재무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당시 CJ그룹이 한창 '그레이트CJ'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인수합병(M&A) 등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재무역량이 중요하던 상황이었다.
2019년 초 CJ㈜가 다시 3인 대표이사 체제가 되면서 최 부사장이 이사회에서 빠졌다. CJ㈜의 대표이사가 손경식 부회장, 김홍기 사장에 더해 2018년 8월 영입된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까지 선임되면서다. 자연스레 이사회에 입성할 사내이사 3석은 대표이사 3인의 자리였다. 한창 '그레이트CJ'를 부르짓던 찰라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세 확장을 위한 전략가로 박 부회장을 낙점한 결과였다.
하지만 CJ그룹의 상황은 불과 몇개월새 확 달라졌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 업체인 슈완즈에 대한 무리한 M&A, CJ CGV의 대규모 부채비율 등 계열사 곳곳에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그레이트CJ 전략을 발빠르게 포기하고 곧바로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 전략을 펼치기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CJ㈜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박 부회장도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한통운 대표이사만 수행하는 역할로 보직이 변경됐다. CJ㈜는 다시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마련하고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다시 이사회 1석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1년만에 최 부사장이 복귀했다.
CJ㈜의 이사회 자리는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물론 총수인 이 회장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 전략의 구심점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1년간의 이사회 이사 교체 과정은 CJ그룹의 전략이 '그레이트CJ'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최 부사장의 이사회 복귀도 그만큼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를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등 일부 계열사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을 이룬 상황에서도 구조조정 의지가 여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M&A 업계에서 CJ그룹 계열사의 추가 매각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반영한 결과다. CJ㈜의 2019회계년도 재무상태표에 매각예정자산이 약 6000억원 규모로 반영 돼 있다는 점도 CJ제일제당의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추가 유동화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CJ㈜ 관계자는 "경영총괄 역할을 하는 최은석 부사장이 다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며 "사내이사 3인에서 2인이 대표이사이고 경영총괄 역할하는 인물이 나머지 1석을 차지하는 만큼 최 부사장이 그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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