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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주유소 자산 유동화 '장기 과제' [Deal Story]①유력 원매자 코람코 등장으로 분위기 반전

김혜란 기자공개 2020-03-17 10:09:32

[편집자주]

최근 마무리 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각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딜 가운데 하나였다. 오랫동안 주유소 자산의 유동화를 고민해 왔던 SK네트웍스는 원매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었고, 코람코자산신탁이 등장하면서 거래는 급물살을 탔다. 딜 구조화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던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M&A 과정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0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매각 거래는 여러모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빅딜'로 평가된다. 사실 SK네트웍스는 수년 전부터 직영주유소 자산유동화를 추진해 왔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주유소업을 접는다는 의미의 '통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만 해도 실제 성사 가능성은 낮단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깨고 매각 작업은 순항했다. 국내 최초 '주유소 리츠' 카드를 꺼내든 코람코자산신탁의 깜짝 등장은 시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기존 주유소 사업자로서 시장점유율 확대 의지가 컸던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간 맞손이 성사되면서 마침내 빅딜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직영주유소 203곳 인수가로 약 1조3000억원을 제시한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SK네트웍스로선 오랫동안 밀린 숙제를 끝낼 수 있었다.

◇수익성 낮은 주유소업, 유동화 실패로 '고심'

SK네트웍스는 꽤 오래전부터 주유소 자산을 활용한 현금 창출 방안을 고민해왔다.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00%대를 웃돌았고 보유 현금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었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주유소 자산 활용법을 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2016년과 2018년 패션사업부와 LPG충전소·유류 도매사업부를 각각 팔아 동양매직(현 SK매직)과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인수하며 사업 재편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유소사업을 접는다는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았다. SK그룹은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전국 3400여개 주유소를 보유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였기 때문이다.

기존 영업망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거래를 먼저 시도했다. SK그룹 내에서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직영주유소를 SK에너지에 넘기는 방안을 두고 2년가량 논의했지만 끝내 결론을 맺지는 못했다.

이후 나왔던 대안이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과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매각 후 재임대)이었다. SK네트웍스는 세일앤리스백을 통해 기존 주유소업을 유지하면서 조 단위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SK네트웍스의 주유소 자산유동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포착된 건 2~3년 전부터다. 처음 검토되던 유동화 대상은 주유소 일부였지만 이후 전체 자산으로 확대됐다. 다만 SK네트웍스가 주유소업을 계속 영위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하지만 수년간 딜이 성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유소 사업의 저조한 수익성이 최대 걸림돌이었다.

2018년 주유소 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4357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20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이 1.4%에 불과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주유소 부지는 팔되 주유소업은 계속 유지하려했지만, 수익성이 낮아 장기임대차계약 조건만으로 투심을 끌기는 역부족이었다"며 "몇 년간 유동화에 실패한 끝에 결국 진성매각까지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일앤리스백에서 진성매각으로 거래구조 급반전

딜 성사에 대한 희망이 생긴 건 지난해 상반기 들어서다. 부동산자산운용사 코람코자산신탁과 에너지·인프라 투자전문회사 맥쿼리자산운용이 SK네트웍스 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 두 곳은 여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비교해 다른 관점에서 딜에 접근할 여지가 있었다. 딜 구조 설계에서부터 인수 후 자산가치 제고 방안, 투자금 회수 전략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매각주관사와 인수 후보들은 딜 초반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머리를 맞대 딜 구조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글로벌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투자하는 한국민간운용권펀드(KPCF)를 보유해 자금력 면에서 코람코자산신탁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 펀드는 특히 운영권은 전략적 투자자(SI)에 팔고 장기 리스로 일정한 일드(Yield·수익)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운용된다. 주유소사업자 섭외만 성공한다면 임대료 수익으로 펀드 배당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국내 민간 리츠(REITs·부동산투자 전문 뮤추얼펀드) 시장의 약 29%를 차지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1조원 가량의 인수 대금을 주유소 리츠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2019년부터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가 주도한 리츠 열풍도 코람코자산신탁에 힘을 실었다. 리츠 계획을 실행하려면 주유소를 계속 운영할 정유사가 필요했다. 에쓰오일에 밀려 3위에 머물러 있었던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선 국내 주유소 점유율 순위를 뒤집을 기회였다. 서로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니즈'가 맞았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주관사로 결정됐고, 삼일PwC가 매도자 실사를 도왔다. 매각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에쓰오일은 맥쿼리자산운용과,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맞손을 잡았다. 딜 성사 가능성이 커지자 SK네트웍스는 속전속결로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출처:SK네트웍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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