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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AI 산업용 로봇 도입과 현대건설 재무라인의 협조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 뒷받침…지난해 판관비 중 개발비 비중 20% 육박

이정완 기자공개 2020-03-13 13:13:2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 현장에 인공지능을 갖춘 산업용 로봇을 투입한다. 현대건설의 산업용 로봇은 다관절로 이뤄져 사람 손처럼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현대건설의 로봇 도입 준비는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2018년부터 연평균 30%가 넘는 개발비 증액을 주도한 윤여성 재경본부장(전무)의 R&D 투자 지원도 기술 개발에 힘이 됐다.

1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한 다관절 산업용 로봇은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상태다. 본격적으로 건설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는 시기는 하반기로 예상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ABB와 협업해 2018년부터 산업용 로봇 도입을 준비했다. ABB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전력설비, 자동화기술, 로봇공학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부터 산업용 로봇을 생산해 온 ABB로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 하드웨어를 구입했다.

현대건설 산업용 로봇(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담당한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이었다. 내부 R&D센터에 로봇 실험실을 구축해 산업용 로봇에 적용할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현대건설은 건설 숙련공의 업무 방식을 프로그래밍해 사람처럼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연계해 로봇의 움직임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산업용 로봇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조합으로 판매된다"며 "현대건설의 경우처럼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커스터마이즈(Customize)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윤여성 전무도 이 시기 현대건설에 재경본부장으로 합류했다. 현대모비스 베이징법인장으로 일하던 윤 전무는 2018년 2월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윤 전무의 로봇 투자 지원 덕에 현대건설 개발비는 2018년부터 증가세를 기록했다.

196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윤 전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통'으로 손 꼽히는 인물이다.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던 당시 둥펑위에다기아(DYK, 중국 합작법인)의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현대자동차로 옮겨 중국사업부장을 맡았다.


윤 전무가 CFO로 부임하기 전이던 2017년까지 800억원대 중반을 기록하던 현대건설의 개발비는 2018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판매비와 관리비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10% 전후에서 13%로 높아졌다. 로봇 인공지능 프로그래밍에 힘을 실어준 덕에 개발비 증가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재무라인의 협조 없이 개발비 증액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로운 디지털 환경 구축이나 로봇 사업 투자에는 재무부서의 협업과 재무적 논리 뒷받침이 필요하다. 다른 업체의 한 재무팀장은 "모든 투자 가능성을 짚어보고 자금 지출 등의 면에서 다방면으로 살펴본 후 이런 결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건설의 개발비는 실제 지난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개발비로 1514억원을 지출해 전년 개발비 1099억원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판매비와관리비 중 개발비 비중은 18%를 기록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개발비로 사용한 1514억원은 회사 입장에서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8597억원을 벌었는데 단순 계산해도 영업이익의 18%를 개발비로 지출한 셈이다.


현대건설의 로봇 도입 준비는 다소 실험적인 측면도 있었다. 산업용 로봇의 최대 시장은 자동차 제조시장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서도 자동차 업계를 가장 큰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분석한다. 자동차 업계는 전체 산업용 로봇 도입의 30%를 차지하고 전기·전자, 철강·기계업종이 그 뒤를 이었다.

국제로봇연맹의 분석에서 알 수 있듯 건설업은 산업용 로봇의 주력 시장이 아니다. 산업용 로봇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익숙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처럼 매번 달라지는 환경에서는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웠다. 현대건설이 직접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편 현대건설은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이 가능한 건설 현장에 로봇을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로봇은 사람과 달리 24시간 동안 일할 수 있어 공사기간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 안전 사고도 막을 수 있어 공사 현장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2026년까지 건설 현장 작업의 20%를 로봇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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