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워치]리메드, '30년 LG맨' 영입한 까닭윤헌수 부사장, 소통 정공법으로 코스닥 이전상장 중책 완수
최은수 기자공개 2020-03-17 08:18:3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헌수 리메드 부사장은 LG에서만 30년 가까이 근무한 LG맨이었다. 그룹의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며 대외협력과 소통은 물론 기업공개(IPO)부터 M&A까지 경험했다.리메드는 작년 코스닥 이전상장을 두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기술력은 전자약 업계 으뜸으로 평가받았다. 자기장이 피부뿐 아니라 몸속 깊숙이 꿰뚫고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도록 한다. 다만 독보적 수준의 원천기술을 갖춘 회사를 진면목을 시장에 알릴 수 있는 인재가 급히 필요했다. 이근용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서로 뜻이 통했다.
윤 부사장은 작년 5월 리메드 본부장으로 온 지 반 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IB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작년 12월 이전상장을 마무리한 공을 인정받은 덕이다. 특히 리메드가 공모가 대비 200% 이상 성장하며 자본시장의 핫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윤 부사장이 진정성 있게 투자자들과 소통해 온 결과다.
윤 부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이다. 리메드 합류 전까지 이력은 대기업인 LG에서 쌓아올렸다. 1987년 LG 반도체 전략팀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1999년 LG MBA 과정을 수료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3년 LG디스플레이 상무로 승진했다. 승진 전엔 TV해외협력팀장으로 근무하며 영업과 마케팅 분야의 경력도 쌓았다.
윤 부사장은 2013년 상무로 승진 후 ㈜LG 시너지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LG 시너지팀에는 그룹 안에서도 촉망받는 인재들이 집결했다. 당시 시너지팀은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룹 신사업 발굴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LG그룹 3세인 구광모 당시 상무 또한 이 팀에 배치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윤 부사장이 2015년부터 1년 간 LG실트론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당시 LG실트론은 LG그룹의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상장과 매각 두 가지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LG실트론은 추후 SK에 매각됐다. 윤 부사장은 LG실트론을 거치며 IPO와 M&A와 관련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을 아는 인물들은 그의 성공적인 커리어와 강직하면서도 올곧은 성품을 함께 기억한다. 특히 꼼꼼하면서도 진정성 넘치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의 성격은 리메드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면서도 나타났다. 윤 부사장은 리메드에 입사한 후 관련 업무를 도맡았다. 작년 11월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며 2019년 실적 전망치를 매출액 176억원, 영업이익을 42억원으로 기재했다.
윤 부사장은 "회사의 상황을 투명하게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2019년 3분기 이후 해외를 통한 매출 확대 등이 계획돼 있었지만 실현하지 않은 일을 기반으로 투자설명서에 수치를 넣는 것은 시장 신뢰를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바이오 벤처들은 IPO 형국에서 회사에 대한 객관적 조망을 어려워 한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대개 기업의 지금 당장 가치보다 미래를 향하기 때문이다. 상장을 추진하거나 성공한 바이오텍들 중에서도 제시했던 전망이 단순히 청사진에 그치거나 실상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부사장의 IPO 전략은 바이오업계에선 보기 드문 정공법에 가까웠다.
리메드가 실제로 받아든 성적표는 제시했던 투자설명서의 추정치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매출 확대 계획이 빠르게 현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9년 매출 186억, 영업이익 43억, 당기순익 43억을 기록했다. IB업계의 컨센서스도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시장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전략은 결과적으로 주효했다. 리메드는 비록 이익 미실현기업 (테슬라)상장제도로 코스닥 문턱을 넘었지만 이른 시일에 양호한 실적을 시현해 스스로 옥석임을 입증했다. 리메드의 주가는 1월 중순 실적 발표 후 공모가(1만3000원)의 200% 이상 상승하며 신고가를 내리 경신했다.
3월 13일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주식시장은 유례를 찾기 힘든 충격을 받았지만 리메드의 주가는 2만5000원으로 여전히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며 장을 마쳤다. 테슬라 상장에 뒤따르는 주관사의 풋백옵션 리스크도 매우 낮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엔플러스-율호, '배터리 파운드리' 사업 설명회 개최
- 삼수생 디앤디파마텍, 임상순위·파트너사 다 바꿨다
- [thebell desk]코스닥 2세와 부의 대물림
- [IPO 블루프린트 체크]바이오노트, 엔데믹과 함께 '멈춰버린' 투자시계
- 소니드-디펜스코리아, 국방부 '추천품목' 선정
- [네이버 알짜사업 톺아보기]인수 우려샀던 포시마크, 발빠른 정상화 '시너지 기대'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조병규 행장, '글로벌 비이자이익' 당부한 까닭은
- 인텔리안테크-마링크, "15년 파트너십 더 키운다"
- [캐피탈사 유동성 점검]신한캐피탈, 조달 다변화로 시장 변동성 리스크 상쇄
- 신한금융 뿌리 깊은 나무와 새싹 '재일교포 주주'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서정선 회장 "정밀의료 대전환 핵심 'DTC' 의료질·비용 다 잡는다"
- 지놈앤컴퍼니, ADC 신규타깃 가능성 'CNTN4' 공개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주주에 기대지 않는 R&D, 900억 부동산 안전판 역할
- [thebell note]유노비아의 길, 1미터의 눈물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인체부터 미생물 유전체까지, 본질은 '프리시전 시대'
- 보령바이오파마, 스핀오프 자회사 '비피진' 흡수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경험서 배운 교훈, '몸BTI' 젠톡…대기업 겁나지 않다
- [비상장 제약바이오 펀딩 리뷰]혹한기 지나 회복국면, A 라운드 초기기업 쏠림 현상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27년 NGS 개척 역량, 성장한계 B2B 벽 깨고 B2C 변신
- [비상장 제약바이오 펀딩 리뷰]거래액 3800억, 펀딩 회복 주도는 신약아닌 '헬스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