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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일현대시멘트, 심각한 고민거리 된 '탄소배출권'배출부채 248억 설정…실거래가 4만원 넘어서, 전년 대비 54.7% 증가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17 09:21:1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업 불황 탓에 수익성 방어에 여념이 없는 국내 시멘트업체들에게 탄소배출 관리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떠오른 새로운 고민거리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거래선을 확대하고 공장을 돌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반대로 탄소배출로 인한 비용증가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탄소배출권 가격까지 급등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탄소배출 관리는 지난해 실적개선에 성공한 한일현대시멘트(이하 현대시멘트)도 피해갈 수 없는 숙제다. 현대시멘트는 정부로부터 할당 받은 온실가스 배출권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배출권을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비용을 관리해야 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입장에서는 이처럼 골치 아픈 일도 없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매출액 3841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13.1%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72%나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당기순손익도 413억원의 이익을 내며 전년 29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건설업황 침체로 시멘트업도 장기 불황에 접어든 시점에서 현대시멘트의 실적 개선은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재무상태 악화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던 현대시멘트는 2017년 한일시멘트에 인수된 이후 재무구조와 실적 모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실적개선과는 별개로 비용을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하는 재무담당자들은 최근 들어 탄소배출권이라는 과제에 맞닥뜨렸다. 공장에서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탄소배출권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시멘트의 재무는 박정균 경영관리 담당이 책임지고 있다. 박 상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지질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도에 현대시멘트에 입사했다. 이후 감사실장, 총무인사, 경영지원, 경영기획 등 경영지원 업무를 오래도록 담당해왔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할당받은 배출권 이상의 탄소를 배출할 경우에는 초과분만큼의 배출권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배출권 시장에서 배출권을 매매할 수 있다.


현대시멘트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 내 ‘20. 온실가스 배출권’ 항목을 보면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할당 받은 배출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시멘트는 정부의 제2차 배출권 거래제 기본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연간 372만8736톤CO2eq의 배출권을 할당받았다.

문제는 현대시멘트가 무상 할당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 데 있다. 현대시멘트가 감사보고서에 명시한 설명에 따르면 2019년도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는 396만201톤CO2eq이다. 이는 무상 할당량을 23만1465톤CO2eq 초과하는 수치로, 현대시멘트는 이에 따라 248억300만원의 배출부채를 추가로 인식했다. 배출부채는 실제 배출량이 할당된 배출권을 초과할 때에만 인식한다.

실제로 ‘19. 충당부채’ 항목을 보면 배출부채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초만 하더라도 배출부채는 132억6126만원이었지만 연말에는 248억287만원으로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출처=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게다가 탄소배출권 자체 가격이 급등한 것은 추가적인 부담이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배출권시장의 시세를 살펴보면 13일 기준 배출권의 시가는 4만3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18년 3월 13일의 배출권 거래가격이 2만6050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무려 54.7%나 증가했다.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처음 생겼을 당시 배출권 가격은 1만원을 밑돌았었다.

현대시멘트 IR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배출권이 부족해서 다른 곳으로부터 배출권을 사다 보니 비용이 좀 많이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지난해 배출원가가 좀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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