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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원재 사장, 은행과 카드 넘나드는 '영업의정석'⑫개인·기업영업 두루 출중, 최연소 부행장 타이틀…'카드의정석' 흥행 발판 수익성 방어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19 11:10:08

[편집자주]

우리금융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고 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과 관치 외풍, 지주사 해체와 재출범, 채용비리 사태로 빚어진 경영 공백, 최근 DLF 사태까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바로 우리금융 위기극복 DNA의 핵심이다. 이곳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는 2013년 4월 출범한 후발주자다. 규모는 전업 카드사 중 두 번째로 작다. 그럼에도 카드업계를 휩쓴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태풍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다. 지주 출범 1년을 갓 넘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은행 다음으로 수익을 많이 내는 믿음직한 계열사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았으라는 게 중론이다. 은행 '영업통'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우리카드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룹 내에서 입지도 탄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1959년생인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충청남도 천안 출신으로 천안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와 동시에 197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발을 들였다.

그는 고졸 학력으로 명문대 출신 임직원이 즐비한 우리은행에서 2인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우리카드 사상 최초의 고졸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은행 시절 영업 최전선에서 주로 활약했다. 2003년 서천안지점 지점장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대전지점장을 맡았다. 2008년과 2010년에는 각각 삼성동지점과 역삼동지점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충청영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충청영업본부는 충청남·북도와 대전을 아우르는 거대 영업조직이다.

이후에는 쭉 본점에서 근무했다. 2013년 풍부한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마케팅지원단 상무를 역임했다. 같은해 6월 이순우 당시 행장이 회장을 겸한 이후 3개월 만에 기업고객본부장(집행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최연소 부행장에 오를 만큼 인정을 많이 받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원재 사장은 은행에서 근무할 때부터 개인·기업 가릴 것 없이 실적을 꾸준히 잘 냈다"며 "영업에는 '도가 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때 그는 민영화 추진 과정에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기업고객을 투자자로 직접 유치해 2곳의 자산운용사(유진·미래에셋)를 과점주주단에 참여시켰다.


이광구 전 행장 시절에도 거침 없었다. 3년 넘게 기업고객본부를 이끌던 그는 2017년 2월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 겸 HR그룹장에 임명됐다. 은행 내 2인자로서 안방살림을 도맡은 것이다. 당시 남기명 국내부문장, 손태승 글로벌부문장과 함께 '이광구 체제'의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2018년 손태승 행장 체제가 되면서 우리카드로 적을 옮겼다. 그는 카드사에서 야심작인 '카드의정석' 시리즈를 선보였다. 기획부터 마케팅, 디자인까지 직접 총괄한 보기 드문 CEO 카드였다. 2018년 4월 출시 이후 국내 카드업계 단일상품 시리즈 중에서 발급좌수가 가장 빨리 늘었다. 지난해 500만좌에 이어 13일 기준 590만좌를 돌파하면서 600만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기존 고객을 잡아두는 '리텐션(retention) 마케팅'도 빛을 발했다. 마케팅본부 산하에 리텐션마케팅부를 신설하고 휴면고객 되살리기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1개월 내 카드를 사용한 고객을 뜻하는 유효회원 수는 작년말 721만4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카드업의 기본인 신용판매 증대로 이어졌다. 작년말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자산은 8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건별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볼륨 자체를 키웠다.

평소 정 사장의 지론과도 맞아 떨어진다. 그는 임직원에게 "팔아야 하는 상품이 아니라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업의 기본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1142억원으로 1년 전(1265억원)보다 떨어졌다. 규모가 작아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 내에서도 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그는 최근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지속되는 와중에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핀테크 업체들과 무한 경쟁도 예고돼있다.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위기이자 기회를 맞은 셈이다. 정 사장이 또 한번 우리카드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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