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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코로나19發' 새판짜기 [thebell note]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19 08:35:5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유통사들에 전운이 감돈다. 3년 내내 적자를 본 롯데쇼핑은 결국 전체 점포의 30%인 200곳을 정리하기로 했고 이마트는 전문점 철수 및 자산매각으로 위기를 탈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통업계 맏형들도 견디지 못한 위기에 관련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납품업체 등에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물론 기존 대형 유통사에 맞게 형성된 룰(Rule)이나 전략 등을 사실상 폐기처분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완전히 새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불확실성'이 만연한 분위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사태까지 터졌다. 일상이 마비되면서 집밖에 나가질 않으니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 유통사들이 장사가 될 리 없다. 점포 근처에 확진자라도 나왔다는 뉴스가 뜨면 폐점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님의 발길을 붙잡을 수 조차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국면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유통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확실하게 그러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간 대형 유통사들이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어떡해서든 고객을 끌어 모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걸 인정하는 계기다. 사회적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면서 오프라인 전략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 대형 유통사들의 최대 경쟁상대인 쿠팡 등 이커머스의 상품 대부분이 품절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말 상품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배송이 밀려서 어쩔 수 없이 품절 표시를 해놓기도 한단다. 대형 유통사들은 고객이 안와서 걱정인데 한 쪽은 상품이 없어서 혹은 배송을 못해줘서 걱정인 상황이다.

소비자가 구매를 줄인게 아니라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재기 열풍의 수혜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준비해 판매할 수 있는 유연성도 대형 유통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이커머스만의 장점이다.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월 백화점,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20% 감소한 반면 온라인 매출액은 30% 가량 급증했다. 카드사의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비중도 기존 20%대에서 30%대로 확대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소비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면서 온라인 및 모바일로 구매고객이 몰리는 현상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소비의 파급력을 볼 때 유통업계를 지칭하며 불황이나 침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대형 유통사들의 전략이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한, 그저 전략의 실패일 뿐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등 위기에서 배운 뼈 아픈 교훈이 분명하다. 한창 구조조정 등 사업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답을 알고 푸는 시험과도 같다. 대형 유통사들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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