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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운용사 탐방]"흔한 부동산, 법률가 만나면 '新블루오션'"④아하에셋자산운용, 법률 베테랑 부동산경매 '틈새' 공략

허인혜 기자공개 2020-03-26 13:20:52

[편집자주]

'선택과 집중'의 길을 택한 특화 자산운용사가 등장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해외·대체투자 등 투자지형도 넓히기에 몰두하고 있는 기존 자산운용사들과는 정반대다. 가장 잘 아는 하나의 투자대상에 집중, 남들과 다른 '2.0' 투자 시장을 열겠다는 목표다. 더벨이 태동기에 접어든 특화 자산운용사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사례와 국내 투자환경을 분석해 특화 자산운용사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07: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여년간 판사로, 그 후 전문 로펌 변호사로 33년의 시간을 법조계에 몸담은 법조인이 부동산 경매 특화 자산운용사에 도전장을 냈다. 부동산펀드 전성시대, 인기만큼 흔하디 흔한 부동산펀드에 전문성을 접목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한 2세대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인 셈이다.

아하에셋자산운용은 법조인의 시선으로 부동산 경매 상품의 옥석을 가려내면 '법률 리스크'의 진흙에 빠진 진주를 구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윤경 아하에셋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부동산 경매의 교과서로 불리는 '민사집행의 실무'를 저술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법률 리스크' 도려내고 알짜에 투자한다

아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판사 출신이 세운 전문 사모자산운용사다. 윤경 아하에셋자산운용 대표는1988년 판사로 임관된 뒤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법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에서는 법조계 1인자로 손꼽힌다.

자산운용사 대표로서는 국내 1호 공경매 부동산 펀드 출시를 앞뒀다. 투자금을 통해 공경매에 오른 부동산 중 저평가된 상품을 골라 인수하고 차익을 실현해 수익률로 돌려주는 구조다. 중저가 매물보다는 30억원 이상의 중형 이상 매물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윤경 대표는 투자 상품의 법적 리스크를 먼저, 또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내부를 찬찬히 뜯어보면 별다른 법률적인 문제가 없는 데도 '경매 상품'이라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없다는 이야기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이 충분하면서도 저렴한 경매 상품을 매수하지 않는 이유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경매 상품의 장점은 분명하다. 가장 큰 이점은 가격이다.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 대비 저렴한 값에 매수가 가능하다. 한 차례 유찰이 될 때마다 20%씩 가격을 깎아야 해 투자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다. 윤경 대표는 감정가 284억원이던 안양 현대코아상가를 감정가의 20%도 되지 않는 낙찰가 53억원에 거머쥔 바 있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법적 해석에 따라 일반 건물보다 매수인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부동산들도 있다. 일반 건물을 매수할 때에는 임차인의 계약을 승계해야하지만 가압류등기를 마친 뒤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에 대해서는 임대차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는 판례 등에 따라서다.

다만 부동산 경매에만 몰입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초점을 맞춘 분야가 '부동산 경매'가 아니라 '법률과 금융, 부동산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모럴헤저드에 빠진 투자 상품을 법조인의 눈으로 가려내는 일도 법률과 금융의 만남에 포함된다. 예컨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등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문제를 부른 주식연계채권(CB·BW) 연계 상품을 보고 법률적으로 큰 위험성이 있다는 선제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공모주 펀드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물색 중이다. 윤경 대표 스스로도 투자 자산운용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 인력이다. 윤경 대표는 "부동산 펀드를 내놓을 채비는 모두 끝나 '펀드를 만들 수 있는' 자산운용사가 됐다"고 짚었다. 썬앤트리자산운용 출신 신상훈 IPO 팀장을 영입하는 등 실무진을 보강해 프리 IPO 등을 차기 상품으로 검토 중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분야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에는 현지 법률 파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 해외 로펌과의 네트워크로 해외 부동산 법제 파악에서 일반 자산운용사 대비 확실한 우위가 있다는 평이다. 윤경 대표는 미국 듀크대학교 로스쿨에서 지적재산권 석사학위를 딴 바 있다.

◇"전문 자격증만으로 성공하는 시대 끝났다…'전문 사업가 시대' 도래"

윤경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내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올랐다. 'BBK의혹 사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대우 구명 로비의혹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그의 손을 거쳤다. 경력의 사이사이에도 다양한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법조인으로서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이력을 지닌 윤경 대표는 그러나 "전문 자격증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윤경 대표는 "과거와 달리 변호사, 의사 등 전문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이더라도 빈익빈부익부가 갈리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전문가이자 사업가인 전문 사업가 시대로 방향타를 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윤경 대표는 법률 전문가가 자산운용업에 뛰어들 때의 이점이 분명하다고 봤다. 국내 자산운용사에서는 준법감시인 외에 펀드 실무진으로 법조인을 고용하는 일이 드물다. 윤경 대표가 법률가들이 중축이 된 아하에셋자산운용을 세운 이유도 그때문이다. 법조인을 백오피스 인력으로만 활용하기보다 미들이나 프론트오피스에서 활약하게 한다면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 상품 효율성은 높아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윤경 대표는 '제자리 걸음'을 끝없이 경계했다. 그는 자산운용사 대표이자 법조인이면서 동시에 학자다. 그가 집필한 '민사집행(부동산경매) 실무'는 우리나라 민사집행의 교과서 격으로 불린다. 판사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제1호 연구법관에 임명돼 수십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사법연수원 교수를 역임했다. 2017년 '부동산경매 1·2'를 출간할 만큼 현재까지 연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2008년 20여년간의 판사 생활을 마친 윤경 대표는 2010년 법무법인 바른과 맞손을 잡으며 부동산 경매 컨설팅 팀을 이끌게 된다. 윤경 대표가 이끌었던 바른의 부동산 경매 컨설팅 팀은 경매와 공매에 관한 자문과 송무업무, 채권 집행 등 민사집행 분야, 가압류와 가처분 등의 보전처분 분야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이때 서울과 일산, 안양 등 수도권 일대의 여러 부동산을 감정가의 20~33%에 낙찰 받는 기염을 토하며 명성을 남겼다.

윤경 대표가 로펌 변호사들을 모아 꾸린 '더 리드'도 '법률적 관점의 금융'을 폭넓게 다룬다. 부동산경매, 재개발·재건축, 사모펀드, 금융, 부동산신탁, 기업인수 업무 등이다. 윤경 대표는 로펌 더 리드와 아하에셋자산운용을 투트랙으로 이끌며 법률과 금융의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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