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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호텔' 매물 늘어난다, '구조조정' 본격화 되나 3성급이어 5성급 쉐라톤 팔래스도 매각 타진···20년 전 콘도업계 회자

이명관 기자공개 2020-03-27 11:03:4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탓에 국내 호텔 업황이 좋지 않다. 전망도 어둡다. 국제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상황이다 보니 올해 호텔 경영상황이 한층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호텔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텔업계는 급증한 호텔 수로 경쟁이 치열해진 지 오래다. 예기치 못한 대외변수의 등장에 수익성이 한층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서울 시내 호텔들 매물로, 잠재 매물도 다수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3성급 비즈니스 호텔을 비롯해 몇몇 호텔들이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홍대와 청담동 등 서울시 도심에 자리한 3성급 호텔이 매물로 나왔다"며 "객실매출 의존도가 높은 곳들로 코로나19 탓에 경영난이 심화됐고, 결국 매각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호텔의 예상 가격은 500억원 안팎이다.

주목할 점은 '쉐라톤 팔래스 강남'도 매물로 나왔다는 점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악화한 수익성 탓에 재무상태가 나빠졌다"며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더욱 나빠졌고, 자문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재무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매각을 타진 중이며, 이외에 자본유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서주산업개발이 운영 중인 5성급 호텔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호텔업이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특히 강력한 전염성 탓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심화되면서 대부분의 호텔이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신종플루 등 신종 전염병이 발생할 때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과거 전염병이 유행했을 때는 객실 매출 비중이 높은 3성급 비즈니스호텔의 피해가 컸다. 그런데 이번엔 객실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4성급, 5성급 호텔로까지 전염병의 여파가 번질 조짐이다. 4성급, 5성급 호텔의 객실 매출은 절반 정도다. 나머지는 식음료와 연회 등이 차지한다. 과거에는 떨어진 객실매출을 식음료와 연회 등을 통해 일정부분 방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과거 전염병과는 차원이 다른 전염성을 지닌 코로나19 탓에 단체 활동 마저 하기 힘들어졌다. 4성급, 5성급 호텔 역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신종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호텔업종이 타격을 입었다"며 "객실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피해가 심했는데, 이번엔 대부분의 호텔이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선 3성급 비즈니스 호텔을 중심으로 추가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중단하거나 매각을 타진 중인 곳들이 상당수 있다"며 "코로나19로 호텔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호텔업은 포화상태다. 호텔 수가 급증한 것은 2012년 이후부터다. 당시 정부는 '관광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4년 동안 인허가를 신청하는 호텔들의 용적률과 주차장 규제를 완화해줬다.

이 같은 특수를 등에 업고 호텔 수가 눈에 띄게 불어났다. 특별법 시행 이전 711개에 불과하던 전국 호텔 수는 2018년말 기준 1883개까지 늘었다. 반면 호텔 이용객 수는 예상만큼 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 탓이다. 전염병은 물론 정치적인 문제로 호텔 수요는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변동성 확대를 거들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중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상승한 인건비 부담도 경영상황을 악화시켰다. 업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 2018년 최저임금이 17% 상승하면서 비용부담을 가중시켰다. 안그래도 힘든 경영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한층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과거 IMF 여파로 곤욕치른 '콘도업계' 회자

코로나19로 호텔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여년 전 있었던 '콘도'업계 구조조정이 회자된다. 때는 2000년대 초다. 1997년 갑작스레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로 콘도업계가 휘청거렸다.

당시 우후죽순 생겨났던 콘도들이 상당수 도산했다. IMF 이후 시장경제가 위축됐고, 이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콘도가 매물로 나왔지만, 대부분 모두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흉물로 남았다.

효산콘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효산콘도는 전라북도 남원시에 자리하고 있다. 효산콘도는 10년이 넘게 이 지역 흉물로 방치돼왔다. 1991년 12월 문을 연 효산콘도는 한때 지역 명소로 유명했다. 지역 관광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였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부도가 났고, 결국 2005년 문을 닫았다.

주인이 사라진 효산콘도는 이후 공매를 통해 회생을 모색했다. 수십여 차례에 걸쳐 공매를 시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매각에 걸림돌이 된 것은 회원의 입회보증금 채무 등이었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공매 시 낙찰자는 입회보증금을 승계해야 한다. 통상 입회보증금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매각이 불가능한 구조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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