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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2023 프로젝트' 닻 올린다 신경영전략 곧 수립…매트릭스 고도화, IB 등 수익강화 방점

김장환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20-03-27 11:34:4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회장(사진) 연임에 성공한 덕분에 새로운 중장기 경영전략을 서둘러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일명 '2023 신경영전략'이다. 전임 회장 시절 도입한 매트릭스 체제의 고도화 및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등 사업 확장을 통한 수익 증대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올들어 '일류신한' 슬로건을 내걸고 7대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세부 과제는 △고객중심 One Shinhan 체계 강화 △시장선도 비즈니스 모델 확대 △고도화된 Global 성장 전략 추진 △혁신주도 Digital Transformation △가치창출지속가능·혁신금융 본격화 △변화대응리스크관리 역량 차별화 △일류지향신한가치 확립 등이다.


일류신한은 한동우 전 회장 시절 수립한 '원(ONE) 신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경영 전략이다. 다만 이와 관련된 세부 경영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조 회장의 연임을 그룹 임추위에서 결정했지만 주주총회 고비를 넘어선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26일 주총을 통해 그의 연임이 확정된 덕분에 그동안 미뤄왔던 세부 경영안도 마침내 마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 회장이 새롭게 내놓을 중장기 경영전략은 그의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2023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명칭이 붙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하면서 '2020 스마트 프로젝트' 구상안을 내놨다. △조화로운 성장을 통한 그룹가치 극대화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지방화)의 가속화 △디지털 신한 업그레이드 △신한 문화 창조적 계승·발전 등을 첫 임기 만료일인 2020년 3월까지 이루겠다는 목표였다.

그 후속으로 내놓을 2023 프로젝트는 일단 매트릭스 체제의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동우 전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에 도입한 '한국형 매트릭스' 체제는 글로벌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투자운용사업(GMS), 글로벌, 퇴직연금 등 지주에 만들어둔 부문제 '그룹' 조직에서 관련 계열사 사업을 함께 끌어나가는 구조다.

신한금융지주 조직도. 자료-신한금융

일각에선 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부문장과 계열사 사장단이 따로 자리잡고 있어 권한 행사와 책임을 묻는 데 있어 난해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주 매트릭스 조직 부문장을 각 계열사 사장들이 맡고 있는 KB금융그룹과는 또 다른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체제는 사업을 벌인 후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애매한 측면이 있다는 평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발생한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투자자 손실 문제는 신한금융그룹 매트릭스 체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일이란 지적도 있다.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한 데서 기인한 문제란 것이다. 이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매트릭스 체제 고도화가 필요하다.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과 신한금융그룹이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어떤 은행보다도 성공적으로 실현했지만 전략 실현시 사후적인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 등 애매한 측면도 있다"며 "이를 보다 명확히 하는 등 운영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신한이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 프로젝트에는 수익성 확대를 위한 세부 계획안도 담길 예정이다. 특히 조 회장은 IB와 WM 부문 등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신한금융그룹 일부 임직원들은 올해 초 싱가포르를 방문해 현지 개발은행(DBS) 및 대화은행(UOB)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기도 했다. 이들 은행은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ROE)이 크게 앞서가는 곳들이고 IB와 WM 부문 강자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는 조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주문하면서 이뤄졌던 행보로 전해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등 전통 은행사업만으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저금리 장기화 등 문제로 순이자마진율(NIM)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있다. 개인신용, 중소기업, 소호(SOHO) 등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해 왔으나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올해 양적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법은 비은행부문 강화 외에 많지 않아 보인다. 실제 신한금융이 최근 몇 년 새 비은행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을 보여준 것도 이 때문으로 여겨진다. 조 회장 1기 체제가 시작된 직후부터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과 해외시장 공략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착실히 밟아왔다. 결실도 있었다. 지난해 그룹 연결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한 기여도는 34.1%까지 증가했다. 전년 대비 약 3%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비은행부문 수익 증대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IB부문 강화다. 조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IB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춰 매트릭스 체제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증권·생명·캐피탈·금투 등 IB부문의 협업 강화가 필수적이다. 조 회장 2기 체제를 맞이해 새롭게 내놓을 2023 프로젝트에는 이와 관련된 세부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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