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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금융 삼총사, 웃긴 웃었는데… 모회사 신용등급 하락, 업황악화에도 순익 개선…강력한 비용절감 결과 해석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0-04-02 14:40:1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의 실적이 나란히 개선됐다. 지난해 모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우려도 커졌지만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끌어낸 성과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과 현대캐피탈의 순이익은 각각 1676억원, 350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11.9%, 12.7%씩 증가했다. 현대커머셜도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순이익이 686억원에서 87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앞서 작년 11월 신용평가사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0(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모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며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판단해 하향 조정한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을 통해 대출자금을 조달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조달금리가 상승해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 되레 순이익을 늘렸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따른 타격도 컸다. 지난해 카드업계에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뿐이다. 하지만 국민카드의 경우 과세전 적부심이 인용되며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걸 고려하면 현대카드의 실적 개선은 고무적이다.

현대캐피탈은 캡티브(captive)사인 현대·기아차와의 연계영업을 통해 업계 내 확고한 지위를 지켰다. 자동차금융자산 가운데 90% 가량이 캡티브 자산이다. 비록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은 떨어졌지만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펠리세이드, 기아차의 셀토스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특수를 누렸다.

현대카드·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와 제휴를 맺고 PLCC(사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이 인기몰이한 효과가 나타났다"며 "현대캐피탈의 호실적은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비용 절감이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영업수익 자체는 1년 전보다 1188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비용을 1338억원 줄이면서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현대카드는 온라인발급 대상 카드를 늘리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현대캐피탈도 마찬가지다. 지난 1년간 영업수익이 106억원 줄었지만 영업비용을 359억원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기존 오펙스(OPEX, 운용비용) 등 일반관리비를 줄인 게 주효했다. 현대캐피탈의 판관비는 1년 새 7680억원에서 6749억원으로 줄었다. 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상용차 전문 캐피탈사 현대커머셜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2018년에는 1개월 이상 연체율이 0.76%까지 치솟으며 흔들렸다. 이후 건전성이 꾸준히 개선돼 작년말에는 이 비율이 0.48%까지 떨어졌다. 최근 상용차 경기가 개선됐으나 아직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현대커머셜의 영업이익은 347억원에 불과하지만 순이익은 8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외이익이 이번 순이익 개선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특히 지분법이익 덕을 크게 봤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 지분 24.54%를 갖고 있다. 이번 현대카드의 호실적 등에 힘입어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이익은 1년 새 471억원에서 618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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