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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업 리포트]쇼박스, 코로나19 직격탄에 '플랜B' 고심올여름 대작 ‘싱크홀’부터 기대작 ‘비상선언’까지 줄줄이 연기

조영갑 기자공개 2020-04-16 08:47:34

[편집자주]

'오스카 4관왕'에 오른 기생충 이후 한국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K-Contents’가 침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재입증해주고 있다. 더벨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전방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조명해 발전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흥행 대작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대거 편성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개봉시기도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쇼박스는 올해 제작과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고려하던 모든 작품의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당장 여름 성수기를 타깃으로 제작을 완료한 텐트폴 영화 '싱크홀'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텐트폴 영화(tentpole movie)는 흥행이 확실한 대작을 뜻한다. 특히 쇼박스는 싱크홀의 개봉 지연으로 인해 이익환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1월 개봉 '남산의 부장들', 코로나19 확산 속 BEP 간신히 넘겨

쇼박스는 올해 최대 8편(남산의 부장들 포함)을 개봉 리스트에 올려두고 반등의 한 해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개봉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2018년 한국영화 배급시장에서 11.2%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19년 10%로 다소 주춤했다.

올해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 영향이 컸다. 흥행 대작으로 기대감을 모았으나 1월부터 확산된 코로나19 탓에 손익분기점(BEP) 450만명을 겨우 넘긴 채 종영한 탓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475만명을 동원해 총 412억원의 관객매출을 기록했다. 관객매출만으로 계산한 배급사 순익은 약 20억원 수준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코로나19 확산소 속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 외에 (가제)국제수사, (가제)야차, (가제)싱크홀, (가제)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가제)휴가, (가제)피랍, (가제)비상선언 등의 영화가 올해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싱크홀이 당장 문제다. 싱크홀은 목포는 항구다(2004), 화려한 휴가(2007), 7광구(2011), 타워(2012) 등을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차승원, 김성균, 고창석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약 100억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됐다. 쇼박스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타깃으로 싱크홀의 개봉을 준비했으나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말 성수기를 타깃으로 한 '비상선언' 역시 제작 일정이 연기돼 올해 개봉이 불가능해진 점도 쇼박스에게 타격이다. 비상선언은 연애의 목적(2005), 관상(2013), 더킹(2016) 한재림 감독의 연출작이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이 출연해 올해 확실한 '텐트폴'로 꼽혔다. 이미 촬영이 끝난 국제수사(곽도원, 김희원 주연) 역시 기대작이었으나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리틀빅픽쳐스 '넷플릭스 우회 전략' 거론

이에 쇼박스는 당장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캐시카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제작사의 경우 제작투자가 확정되면 이를 매출액으로 잡을 수 있지만 배급사의 경우 작품이 유통(개봉)되지 않으면 이익을 낼 수 없다. 쇼박스 배급팀 관계자는 "현재 개봉일정과 전략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쇼박스는 지난해 매출액 786억원을 기록해 2018년(685억원)과 비교해 1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억원에서 19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원가 상승 탓이다. 이는 2018~2019년 제작계약을 맺은 후 2020년 개봉이 예정된 이익미실현 영화(무형자산)의 제작비 등을 상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 679억원의 매출원가 중가에서 605억원을 차지했다.

문제는 올해도 이익환수가 힘들어 쇼박스의 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넷플릭스’ 등 OTT 우회 개봉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근 일부 배급사가 개봉이 막힌 영화를 넷플릭스 개봉으로 돌려 화제가 된 것처럼 일부 기대작을 OTT 플랫폼에 배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제작비와 국내 판권수익 등을 상당부분 보전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리틀빅픽쳐스의 '사냥의 시간'이 고육지책으로 넷플릭스를 택한 것처럼 일부 기대작을 이런 방식으로 개봉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쇼박스는 이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이태원클라쓰를 제작해 쏠쏠한 재미를 본 쇼박스는 드라마 제작으로 '업사이드 포텐셜(부가수익처)'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4편 정도의 시나리오가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영화 배급수익을 전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쇼박스 배급팀 관계자는 "현재 4편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이 중 한 편은 올해 제작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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