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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인베스트, '베스파' 뚝심 투자 통했다 [VC 팔로우온 투자파일]시리즈 A서 팔로우온 10억 투입, 신작 출시 평가이익 기대

이종혜 기자공개 2020-04-17 08:21:10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뿐 아니라 단계 후속투자(팔로우온)의 성공 사례를 써가고 있는 벤처캐피탈(VC)이다. 후속투자로 기업 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한 포트폴리오를 다수 갖고 있다. 특히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베스파에 투자하며 잿팟을 터뜨렸다. 벤처캐피탈 업계가 게임투자에 주춤한 가운데 뚝심있는 투자로 컴퍼니 빌딩하며 의미있는 투자 성과를 거둬들였다.

베스파는 2013년 5월 설립된 모바일 게임 회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넥슨, 게임하이 등에서 함께 일한 김진수 대표와 CTO인 이재익 이사가 의기투합해 창업한 업체다. 2017년 선보인 모바일 수집형 RPG ‘킹스레이드’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주목받았다. 킹스레이드는 150여개국에 12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5위권에 랭크되며 해외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단일 IP(지식재산권)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3월 모바일 전략 MMO 게임 ‘임모탈즈’를 출시했다.

SL인베스트먼트와 베스파의 인연은 2015년에 시작됐다. 베스파는 외부 투자자 없이 창업자가 투입한 자본금 3억원으로 첫 작품인 스마트폰용 리듬 액션 게임 ‘비트몬스터’를 출시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흥행 실패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당시 허름한 사무실에서 8명이 모여 모바일 수집형 RPG게임 프로토타입(초기버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 위기를 기회로 본 SL인베스트먼트는 5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투자하며 스케일업을 도왔다. 미래창조 SLi Creative Mobile 투자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투자는 이승헌 SL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주도했다. 이 부사장은 SL인베스트먼트 에서 손꼽히는 핵심 투자인력이다. 이노와이이리스, 데브시스터즈, 내츄럴엔도텍 등이 대표적인 투자처다.

이 부사장은 “2012년 모바일 게임붐이 꺼진 가운데 모험이었지만 첫 미팅 후 개발팀 구성과 계획을 보고 빠르게 투자를 결정했고 집행했다”고 말했다.

1차 투자유치 후에도 베스파는 베타버전(완성 전 단계) 개발을 위해서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킹스레이드의 개발과 출시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에 바로 다음해 3월 SL인베스트먼트는 미래창조 SLi Creative Mobile 펀드를 통해 팔로우온에 나섰다. 5억원어치 RCPS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승헌 부사장은 “킹스레이드 출시 계획이 지연됐고 불확실성도 커졌지만 김진수 대표와 개발팀의 열정에 공감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두 번에 걸친 투자 유치로 실탄을 확보한 베스파는 우여곡절 끝에 ‘킹스레이드’를 출시했다. 2016년 시험적으로 태국에 출시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노력을 반복했다. 2017년 2월 한국, 북미, 동남아에 마침내 정식 런칭할 수 있었다.

꾸준히 게임 완성도를 높인 결과 마케팅 없이 한국과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역주행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매출 5억원(2017년 2월)에서 시작해 다음 달 바로 40억원대로 매출이 급증했다. 이후 게임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2018년 3월 일본에 진출 후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 구글 스토어, 앱스토어 최고매출 톱5에 오르기도 했다.

킹스레이드 흥행으로 베스파의 실적도 개선됐다. 2016년 매출액 1억원, 영업손실 40억원에서 출발했지만 2017년 국내 출시 후 매출은 311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8년 일본 흥행 후 매출액은 1240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을 기록했다. 개발을 지속하면서 콘텐츠를 보강하면 베스파가 성장할 것이라는 SL인베스트먼트의 판단은 주효했다.

베스파의 상장과 신작이 출시되면서 SL인베스트먼트는 높은 평가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베스파는 2018년 12월 공모가 3만5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VC매입 단가의 약 30배였다. SL인베스트먼트는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에 과감한 투자와 팔로우온까지 병행하면서 지분 가치가 극대화됐다. 베스파 상장 후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했고 현재까지 보유지분은 10%남짓이다.

이 부사장은 “베스파가 원게임 기업이라는 약점 때문에 상장 후 주가 추이는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상장 이전부터 현재까지 개발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임모탈즈출시 등 다수 차기작을 개발 중으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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