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격동의 이커머스 생존기]요동치는 134조 시장 속 각자도생 '눈길'①쿠팡, 규모의 경제로 '적자 축소'…경쟁사 "수익성 개선 초점"

김선호 기자공개 2020-04-20 07:26:16

[편집자주]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2019년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아마존 성장 모델'을 따르는 쿠팡의 뒤를 쫒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생존전략을 모색했다. 현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과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부분의 업체는 출혈을 마다하지 않은 채 총성 없는 전쟁을 이어왔다. 쿠팡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의 유룡공룡도 잇따른 참전을 알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각자도생의 전략을 앞세운 이커머스 업체가 지난해 각양각색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134조원을 기록했다.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유통채널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시장 규모는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투자와 변화가 없으면 퇴보하는 무한경쟁 속에서 업체별로 차별화 전략에 생사를 걸고 있다.

자료: 통계청

◇'계획된 적자'가 일궈낸 성과, 규모의 경제

‘계획된 적자’로 일컬어지는 쿠팡의 실적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현 주소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쿠팡은 매출 증대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나갔다. 물류·배송시스템 확충과 상품 직매입 비용부담으로 2018년 영업적자 1조3549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 와중에 지난해 초 에스에스지닷컴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를 합병해 탄생한 에스에스지닷컴 또한 출범 당시 2021년까지 물류센터에만 총 1조228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쿠팡과 같이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지난해 에스에스지닷컴의 매출은 8441억원, 당기순손실은 605억원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7조1530원을 이뤄냈다. 전년동기대비 64.2% 증가한 규모다.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영업적자는 전년동기대비 36.1% 감소한 72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가 축소됨에 따라 쿠팡이 계획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 위메프와 티몬은 쿠팡과 다른 길을 택하며 외형성장에서 수익성 강화로 전략을 선회했다.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출혈을 최소화해야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쿠팡의 영업적자 감소에 경쟁사로서는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치킨게임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출혈을 최소화해온 전략마저 힘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회한 전략을 고수해야 될지 혹은 차별화 전략을 위해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어야 할 지 기로에 선 모양새다.

◇춘추전국 시대, 차별화 전략 '눈길'


지난해 먼저 전략을 급격히 변경한 업체는 티몬이다. 지난해 6월 이진원 대표 체제로 전환된 티몬은 더 이상의 출혈경쟁에 힘을 쏟기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티몬이 목표로 설정한 기업공개(IPO)를 위해 빠른 흑자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계획에서다.

이와 같은 전략 하에 티몬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돼 나갔다. 실제 티몬은 올해 3월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 단위 1억6000만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계획된 적자'라며 치킨게임에 몰두해온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한 결과다.

위메프는 지난해 투자금을 바탕으로 벌크업 전략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이커머스 본업보다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위메프가 철저한 보안 속에 지난해 8개의 자회사를 신규로 설립한 배경이다. 자회사에서 진행하는 신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으로 점쳐진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한 11번가는 ‘독자 생존’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비효율 사업축소을 하며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오랜 강자인 이베이코리아는 1998년과 2003년에 인수한 옥션과 G마켓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유료 멤버십제 ‘스마일클럽’을 2017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켰다. 이를 통해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후발주자와의 경쟁 속에 매출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자 최근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후발주자들에게는 단숨에 업계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쇼핑 통합플랫폼 ‘롯데ON’을 4월 말 본격 론칭하겠다며 참전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가 각자 내세운 전략이 올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 속에 이커머스 업계는 계속해서 치킨게임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 컸다"며 “그 중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다수 업체가 외형성장에서 수익 창출로 전략을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