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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주관사단 철수…IPO 잠정 보류 상반기 예심청구 포기 관측, 연내 입성 계획도 불투명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17 10:56:0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팜과 함께 올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호반건설이 상장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올 초부터 상주하던 주관사단 인력을 철수 시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몸 값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증시가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연내 증시 입성 계획도 연기할 수 있다. 적정 기업가치(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IPO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래대우·KB증권 인력 철수, 실사 중단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본사에 상주하던 주관사단 인력을 최근 철수시켰다. 앞서 공동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은 올 2월 중순부터 IPO실사를 위한 데이터룸 구축을 위해 호반건설에 상주 인력을 파견했었다. 2분기 코스피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주관사 상주가 시작됐을 때는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였지만 호반건설은 IPO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작년 말 단행한 지배구조 정비가 지난해 완전히 마무리되면서 실적이나 재무적으로 훌륭한 지표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지만 연내 IPO를 완수한다는 분위기였다.

이후 두 달 새 코로나19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원하는 몸값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올 초 만해도 호반건설 밸류는 3~4조원, 공모규모는 1조원 규모로 거론됐다.

우선 IPO밸류 산정 기준이 되는 피어그룹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일제히 낮아졌다. 현대건설 PBR은 이달 15일 종가기준 0.41배가 됐다. 대림산업(0.4배)과 GS건설(0.46배), 대우건설(0.55배), HDC현대산업개발(0.55배), 태영건설(0.64배)도 비슷하다. 이들은 2018년 말 만해도 1배 내외를 기록하다 최근 절반 수준이 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3조4554억원이다. PBR을 0.5배로 대입할 경우 IPO밸류는 1조7000억원 수준이 된다. 기대했던 몸값(3조~4조원)의 절반에 그치게 된다. 몸값을 낮추고 공모액을 1조원에서 5000억원대로 줄인다해도 투심이 워낙 위축돼 수요예측 성사가 불분명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올 2월에도 건설업침체와 코로나19 확산초기 등으로 증시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호반건설 IPO 의지가 강했다”며 “높은 수익 창출력과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해 '옥석' 중 '옥'으로 평가받을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엔 밸류 산정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시와 투심이 악화되면서 IPO 이야기는 쑥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탄력적 검토…유동성 풍부 '느긋'

이번 주관사단 철수는 상반기 예심청구를 접고 하반기에도 탄력적으로 IPO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기존 '연내 완수'보다 한 발 물러난 입장이다.

호반건설 IPO 추진 배경은 일반적 IPO의 목적인 ‘자금조달’과 거리가 멀다. 호반건설은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다른 대형건설사와 달리 국내 주택사업에만 매진해왔고 그 덕에 높은 수익 창출력과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742억원이다. 더불어 현금으로 당장 바꿀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은 1조1794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해 3421억원, 재작년 3210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매년 거액의 현금이 쌓이고 있다. 덕분에 재무상태도 건전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조2684억원, 부채비율은 36.7%에 그친다. 해외진출 등 신사업용 자금조달을 위한 IPO와 거리가 멀다.

업계는 대외적 공신력 확보가 IPO 주요 목적인 것으로 분석한다. 1989년 설립된 호반그룹은 지난해 5월 기준 자산규모 8조5000억원, 재계 순위 44위로 성장했다. 주택개발과 건설, 레저사업 등을 영위하는 3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30여년 만에 중견그룹이 됐지만 계열 내 상장사가 하나도 없다. 업계 영향력이 커진 것 대비 기업경영에 대한 투명성이 낮았다. 이는 당국이나 사업 파트너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시장 관계자들이 평소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등 경영진에게 주력사 상장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올 상반기를 최적의 타이밍으로 잡고 호반건설 IPO를 추진했던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호반그룹 계열사들은 1년에 한번 제출하는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는 정보의 대부분을 차지해 내부적으로 윤리, 준법경영을 하고 있는데도 투명성 지적을 받아 왔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IPO”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급한 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일은 아니다”라며 “적정 밸류를 받을 수 있을 때 IPO를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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