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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새출발 제동' 블랙야크, 빈 곳간 채우는 담보대출2세 경영 시작, 사명변경…현금자산 27억 불과, 보유자산 담보 '안전판'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22 10:24:57

[편집자주]

내수경기 위축, 해외 브랜드 난립, 구매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던 패션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란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브랜드 기업은 물론 OEM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의 재무상황과 대응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아웃도어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대표적인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인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부진한 실적이 올해도 이어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오너2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슬로건 및 로고 등을 바꾸며 새출발을 하려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일단은 실적 목표치를 낮추고 비용감축에 안간힘을 쓰겠다는 목표다. 말라가는 현금곳간은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해 최대한 방어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1990년 설립된 레저스포츠용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국내 시장서 약 13% 점유율로 3~5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노스페이스, 네파 등 상위권 업체를 맹렬히 뒤쫓으며 선두탈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사명을 기존 블랙야크에서 비와이엔블랙야크로 변경하고 아웃도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인 '뉴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 친숙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새로운 슬로건과 로고 등을 앞세우며 변신을 꾀하고 있는 전략은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강태선 회장의 아들인 강준석 기획본부장(상무)이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2세의 경영이 개막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새출발을 하기에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엔 예년대비 따뜻한 날씨로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까지 닥쳤다. 의류와 같은 사치재 소비가 급감하면서 아웃도어 시장도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3월 말까지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실적도 전년대비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4월 봄시즌이 개시됐지만 역시 반응이 시원찮다고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실적을 흑자로 다시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올해도 적자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줄어든 3348억원을 기록하며 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분법손실과 영업외대손상각비가 반영되면서 역대 최악인 1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자체 영업실적도 부진했지만 적자 자회사로 인한 손실이 상당하다. 수백억원의 대여금이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데 따라 상각처리 하며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오너2세 경영의 시작과 함께 분위기 쇄신으로 위기를 이겨내려 했던 전략이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올해 추진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는 것은 물론 실적 목표치도 낮추기로 했다. 판관비나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며 최대한 비용감축에 안간힘을 쓸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비와이엔블랙야크의 현금성 자산은 27억원에 불과하다. 500억원 안팎을 확보하고 있었던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큰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현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으면서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고정비나 금융비용 등을 충당한 결과로 보인다. 올해 실적 및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는 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013년 인수한 미국 패션업체 나우인터내셔널(NAU INTERNATIONAL, INC.)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인수 후 매년 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며, 누적 적자만 300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매년 수십억원의 자금 대여 및 현금출자 등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63억원의 적자를 낸 만큼 올해 추가 지원이 불가피 하다.

하지만 국세청이 나우인터내셔날에 대한 자금지원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질지,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어떤 어려움이 닥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세청은 지난달 말부터 한달째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너일가에 부당하게 자금이 흘러갔는 지 등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나마 안도감이 드는 부분은 담보대출을 활용해 일단은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점이다.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총 차입금은 252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197억원은 보유 토지 및 건물을 담보로 차입한 규모다. 이들 자산에 담보로 설정된 한도는 416억원, 추가 차입에 대한 여력이 충분하다. 매년 금융비용으로 10억원, 고정비로 약 500억원 안팎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차입으로 비용을 최대한 막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비와이엔블랙야크는 하반기 영업에 적극적으로 드라이브 걸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외출에 대한 욕구가 커진 데 따라 아웃도어 시장에 훈풍이 불 가능성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은 최대한 비용을 줄이며 버티면서 수요확대 조짐에 맞춰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목표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지난해 재무 건전성 및 사업 효율성 강화를 위해 일시적 비용 지출을 감수한 재고자산 처분과 비효율 유통 채널 개편을 진행한 데 따라 적자를 낸 것"이라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역성장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반대로 외출욕구가 증폭되면서 하반기 실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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