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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1조 지원으론 '분수령' 2분기 버티기도 버겁다금융권 차입 차환 가능성과 별도 1조 회사채 차환 불가…"추가 지원 불가피"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20 08:45:4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두산중공업의 분수령은 2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약 4조원 가운데 1조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가 2분기에 몰려 있다.

금융권 차입은 차환 가능성이 높다고 쳐도 두산중공업의 현재 신용등급 등을 감안하면 회사채는 차환 발행이 어렵다. 2분기에 1조원이 넘는 회사채의 상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지난달 말 1조원 가량의 자금 지원에 합의한 것은 이같은 회사채 만기 구조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현금 사정을 감안하면 1조원 지원 만으로는 2분기에 집중된 상환 부담을 잠재우기에 버거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의 자구안 실행 재촉에 앞서 충분한 실탄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사채 포함, 별도기준) 규모는 4조2132억원 가량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기 차입금 2조6598억원 △장기차입금 약 3000억원 △회사채 1조2218억원 △유동화 차입금 338억원 등이다.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만 2조6598억원이다. 장단기 차입금 비중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이같은 차입구조는 단기화 경향이 빨라지면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됐다. 현재 금융기관 차입금의 단기상환 부담이 높지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차입금의 경우 차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 지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차입금 차환 가능성도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다.


문제는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다.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1조2218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2분기에 몰려 있는 만기 규모만 1조171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2분기에는 회사채 이외에도 △기업어음 375억원 △PF 지급보증 관련 금융부채 2200원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구체적으로 2분기 만기 도래 회사채에는 수출입은행이 지급보증을 선 해외채 5억달러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00억원, 사모사채 931억원이 포함된다. 사모사채는 531억원이 5월, 400억원은 6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2017년 발행한 BW의 경우 만기가 2022년 5월이지만 올해 5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채권자 대부분이 풋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는 은행권 차입금과 달리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은 두산건설 적자를 메워주느라 최근 몇 년간 두 차례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 기관은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조단위 회사채 차환 발행이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두산중공업은 결국 산업은행에 손을 벌렸다. 두산중공업은 2분기가 닥치기 직전인 지난달 말 서둘러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의 여신 한도를 1조원으로 추가 확대했다.

다만 1조원 자금 지원으로는 2분기에 몰려 있는 '급한 불'을 끄기에도 버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별도 기준)는 3458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1185억원)까지 합한 규모가 4643억원 수준이다.

최근 기준으로는 현금성자산 규모가 이보다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중공업은 1분기에도 기업어음 906억원과 전자단기사채 5844억원의 만기가 도래했다. 이 때문에 1분기에도 적잖은 현금지출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는 차입금 상환만의 문제도 아니다. 신규 수주 감소 속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세를 감안하면 운영자금 명목으로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최근 2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7년 말 탈석탄·탈원전 정책이 본격화 된 이후 2018년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319억원, 지난해 1분기는 -4959억원을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자금 지원은 사실상 2분기에 몰려 있는 조 단위 회사채 상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을 감안할 때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추가 지원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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