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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트랜스링크, 컴퍼니빌딩의 정석 '마켓컬리' [VC 팔로우온 투자파일]4차례 135억 리딩투자, 글로벌 수준 '팔로우온' 환경 조성

이종혜 기자공개 2020-04-22 08:00:05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마트랜스링크의 마켓컬리 투자는 벤처캐피탈(VC)의 후속투자(팔로우온) 모범으로 꼽힌다. 4번의 투자를 선도적으로 이끌며 마켓컬리가 안정적으로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안팎으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세마트랜스링크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를 만난 건 2016년이다. 당시 마켓컬리의 월 매출은 12억원 수준이었다. 세마트랜스링크는 온라인 식품 유통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국내 유기농, 프리미엄 식품 수요 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류체계와 IT시스템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희덕 세마트랜스링크 대표

하지만 풀어야할 지분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 대표가 복잡한 지분 구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을 때였다. 김 대표가 창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분율이 가장 적었다. 마켓컬리 설립 초기에 투자한 이상혁 옐로우모바일 대표가 최대주주였다. 초기 투자 밸류가 지나치게 높아서 투자유치 진행이 힘든 상황이었다.


세마트랜스링크는 전략적투자자(SI)를 자처했다. 2016년 11월 시리즈B 단계에 세마트랜스링크는 41억원을 첫 투자했다. 마켓컬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 재편도 함께 들어갔다. 김 대표에게 지분 구조 정리에 이어 다른 투자자 모집, 월 매출 20억원 달성 등을 제안했다. 창업자의 문제 해결능력을 검증하고자 했던 것이다.

두 번째 투자는 2017년 9월 이뤄졌다. 투자를 리드하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25억원을 발행했다. 김 대표의 지분율 확보해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데 주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UTC인베스트먼트, DS자산운용, 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70억원을 유치하며 첫 번째 관문을 성공적으로 넘었다.

세 번째 투자인 시리즈C단계에서도 세마트랜스링크는 투자를 이끌며 40억원을 집행했다. 주주간 계약서를 글로벌 기준으로 맞췄다. 당시 컬리는 기존에 투자했던 17개 이상의 국내기관 투자자들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계약내용 협상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세마트랜스링크는 글로벌 투자가들과 PE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과 실리콘밸리의 ‘큰손’ 유리밀러가 이끄는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를 끌어들였다. 2018년 3월 시작된 투자개시 후 글로벌 투자자들과 협상하는 데 6개월 이상 소요됐다. 마침내 670억원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네 번째 투자인 시리즈D 단계는 2019년 4월 이뤄졌다. 세마트랜스링크가 3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 가운데 총 135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신규 투자자로 중국 최대 글로벌 투자 전문 회사인 힐하우스 캐피탈이 합류했다. 마켓컬리는 단기간 외형 성장과 맞물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집중 투자했다. 특히 생산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위한 공급망 관리와 인력 확충에 주력해 새벽배송 시장 선두 입지를 다졌다.

팔로우온 과정에서 컬리의 스케일업을 위한 조력도 적재적소에 이뤄졌다. 전자상거래(e커머스)에서 빠질 수 없는 빅데이터 분석 지원을 통해 초기 역량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다. 스탠포드 이노베이션 센터와의 연결을 통해 미국 및 해외시장 구축에도 조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세마트랜스링크는 2016년 마켓컬리와 인연을 맺은 뒤 4차례에 걸쳐 총 135억원을 투자했다. 4번 모두 선도적 투자를 통해 후속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총 1948억원의 동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마켓컬리도 이에 발맞춰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70여가지 자체 기준을 통해 엄선된 신선식품, 해외식료품, 가정 간편식 등을 판매한다. 당일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하는 ‘샛별배송’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도 갖췄다.

설립 첫 해인 2015년 연매출 29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174억원, 2017년 465억원에, 2018년 매출 1800억원, 2019년 4289억원을 넘어서며 연평균 4배 이상씩 급성장 중이다. 벨류에이션도 고공행진 중이다. 2017년 455억원이던 기업가치는 2018년 2100억원, 2019년 6300억원을 넘어섰다.

박희덕 세마트랜스링크 대표는 “선제적으로 팔로우온을 통해 마켓컬리 경영진과 신뢰를 쌓으며 함께 성장했다”며 “특히 투자 기반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VC들의 자금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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