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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대한항공, 1조 유증 추진…한진칼 재무여력 있나현금성자산 1900억 불과, 홀로 유증 참여 능력 '부족'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20 19:50:3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7: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지며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재무상태에 눈길이 쏠린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한항공에 제대로 자금수혈을 해줄 여력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항공편의 90%를 멈춰 세운 대한항공은 당장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온갖 방법들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5000억~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1분기에만 수천억원 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정부지원이 나오지 않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자금조달 규모와 실시 시점, 할인율 등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이나 일반공모로 논의되고 있다. 그 중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각각 한차례씩 유상증자를 실시했을 때도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를 진행했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신주발행시 주주배정을 기본으로 하되 이사회 결의가 있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반공모방식도 가능하다. 또한 긴급한 자금의 조달을 위해서는 국내외 법인 또는 금융기관에 신주를 발행할 수도 있다. 3자 배정 증자가 가능하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주주 3자배정 방식은 아닐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 같은 관측이 나오는 건 대주주인 한진칼의 재무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한진칼이다. 보통주 29.96%, 우선주 0.86%를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 등 오너일가를 모두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33.34%(보통주 기준)다.

한진칼이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별도 기준 1892억원이다. 곳간 속 현금이 전년 동기(2913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2000억원이 안되는 현금으로는 제3자 배정 증자는 커녕 주주배정 증자도 참여가 어렵다. 이는 곧 대한항공 지원을 위해 외부에서 돈을 빌려와야 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심지어 대한항공보다 한진칼이 먼저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확산되자 한진칼 주가가 전일보다 26% 떨어지기도 했다. 한진칼의 유상증자 참여로 재무상태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종가 기준 17일 10만9500원이었던 주가가 이날은 8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 성공시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의 주요 공격 포인트인 부채비율도 지금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2개월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인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대형항공사(FSC)에 대한 지원을 망설이며 내세운 조건이 ‘대주주의 자구노력’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무작정 정부의 지원만 기다린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자구안을 마련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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