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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르노삼성, 실적악화 진원지 '닛산 미국법인'지난해 로그 수출량 감소 탓…올해 3월 종료, 매출·이익 감소 불가피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22 08:29:06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작년 매출과 이익은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년에 정점을 찍었던 실적이 악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수관계자 중 닛산 미국법인을 통해 거두는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법인에 공급하는 자동차 '로그'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상황이 나빠졌는데 올해가 더 문제다. 로그 공급이 올해 3월 종료됐기 때문이다. 닛산 미국법인을 통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르노삼성의 올해 실적이 크게 부진할 전망이다. 새로운 차량을 배정받는 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연말부터 효과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로그 물량 감소 탓 닛산 미국법인 매출 감소…올해가 더 위기

르노삼성은 2010년대 들어 초반에 대규모 적자를 거두며 부진했다. 2011년과 2012년의 영업손실은 각각 2149억원, 1720억원에 달했다. 그 후 2013년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반전에 시동을 걸었다. 2017년까지 매년 매출을 늘렸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증가세에 있었다. 2017년에 매출 6조7094억원을 거두며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016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작년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지난해 별도 매출은 4조6777억원으로 전년보다 16.5% 줄었다. 수익성 뒷걸음질은 더 심각했다. 영업이익은 2112억원, 당기순이익은 1617억원으로 각각 40.4%, 27.1% 감소했다.

출처: 감사보고서, 기준: 별도, 단위: 백만원, %

르노삼성이 2010년 중반에 실적이 개선됐던 것과 최근 2년간의 실적 악화 모두 닛산 미국법인(Nissan North America)과 관련이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와 닛산에 속한 법인들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수관계기업 중 가장 큰 매출을 안겨주는 곳이 닛산 미국법인이다. 닛산미국법인을 통한 매출의 증감에 따라 르노삼성의 실적이 개선되거나 악화했다.

이는 르노삼성이 로그를 생산해 닛산 미국법인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2014년 8월 로그를 처음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 11만7560대를 공급하면서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닛산 미국법인을 통한 매출은 르노삼성의 로그의 생산량, 공급량에 따라 좌우됐다. 그런데 작년에 로그 공급이 감소하면서 악영향을 받았다.

르노삼성이 닛산 미국법인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2조원을 웃돌았다.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거래 중 닛산 미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에 78.5%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다 2018년에 1조9354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조3342억원을 나타냈다. 전년보다 31.1% 급감한 수치다. 이 때문에 특수관계자를 통해 매출도 급격히 줄었다. 2조1100억원으로 28.7% 축소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미국법인을 통한 매출의 감소는 거의 100% 로그와 관련이 있다고 보면 된다"며 "과거에는 해마다 로그를 10만대에서 11만대 생산해 공급하다가 작년에는 8만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출처: 감사보고서, 단위: 백만원, %

◇로그 대체 차량 미배정되면 실적 급격히 악화, 적자전환 가능성도 배제 못해

르노삼성의 진짜 문제는 올해 실적이다. 닛산 미국법인에 로그를 수출하는 것이 올해 3월 종료됐기 때문이다. 로그를 대신할 차량 생산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올해 급격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아직 로그를 대체할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며 "매출 비중이 큰 부분인데 노사 이슈가 계속 있다 보니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현시점에서 물량을 배정받는다고 하더라도 바로 매출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연말에서야 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르노에 공급하는 것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르노삼성이 이대로 올해 내에 로그를 대신할 차량 생산을 결정짓지 못하면 급격한 매출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닛산 미국법인에 공급한 로그는 약 4000대다. 작년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지난해 닛산 미국법인을 통해 올린 매출(1조3342억원)에 이 비율(5%)을 그대로 단순 적용할 경우 매출은 667억원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여파로 국내외 판매량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늦게나마 노사가 합의를 이루는 점은 다행이다. 이달 20일 부산공장에서 도미닉 시뇨라 사장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노사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임금 협약 협상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미닉 시뇨라 사장과 박 위원장은 7개월이 넘는 장기간 교섭으로 노사 모두가 아픔을 겪었다는 것에 공감했다. 향후 진행될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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