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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법' 이달말 윤곽…카드사 우려섞인 시선 후불결제 포함 관건‥핀테크 리스크관리 역량 의문, 소비자보호 이슈 대두 가능성

이장준 기자공개 2020-04-28 11:17: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후불결제 기능을 추가하는 게 유력하다고 전해지면서 카드 및 핀테크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사실상 핀테크 업체가 신용카드와 유사한 업무를 하면서 규제도 받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한다. 추후 소비자보호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말에서 5월 초께 전금법 개정안 입법 예고안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에는 후불결제 기능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후문이다. 이는 핀테크 업계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명분 삼아 꾸준히 요청해온 사안이다.

현재 전자금융업 사용자는 포인트 등을 사전에 충전해서 써야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액에 한해 신용카드처럼 후불로 지불하는 게 가능해진다. 한도는 회사별로 30만~50만원 선에서 얘기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핀테크 업체는 일종의 '록인(lock-in)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가기 어려워 기존 상품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가령 2015년 간편송금서비스로 출범한 토스는 16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만큼 성장했다. 플랫폼 이용자 수가 많은 만큼 후불결제 이용 고객도 빠르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보는 카드사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실상 신용카드사와 동일한 기능을 영위하면서 카드업계 만큼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당국으로부터 부가서비스나 마케팅에 제약을 받고 있다. 레버리지배율 등 건전성, 유동성 규제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반면 핀테크 업체는 이같은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만큼 카드사도 금융혁신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 핀테크 편의만 봐주는 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어긋난다"며 "최소한 후불결제 시행 범위만큼은 규제가 뒤따르는 '스몰 라이선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는 앞서 '카드 사태'를 경험한 이후 건전성이 탄탄해졌다고 주장한다.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하는 등 리스크관리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은 총채권 기준 1.43%로 1년 전(1.48%)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03%포인트, 0.15%포인트씩 떨어졌다.

이에 반해 핀테크 업체는 건전성 역량을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들이 충분한 건전성관리 능력을 갖췄는지 알 수 없다"며 "자칫 추후 부실이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에도 핀테크 후불결제와 유사한 상품이 있다. 체크카드이지만 소액 신용한도를 부여하는 '하이브리드 카드'가 대표적이다. 다만 사용자가 발급 후 3년 동안 하이브리드 카드 2개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비록 소액이지만 이런 제한 없이는 후불 결제금액이 무한정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자금융업자 수는 상당히 많아졌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결제대금예치업(Escrow) △전자결제고지업 등 하나를 등록하면 전자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포함해 총 147개사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했다.

핀테크 업계 내에서도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후불결제가 여신 기능인 만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곳에만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등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핀테크 업계에 후불결제 시장이 열리면 기존 카드시장이 쪼그라들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앞서 휴대폰 소액결제가 도입될 때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카드사 이용금액은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지난해 핀테크 업체들의 부상이 본격화하며 간편결제 시장이 커졌지만,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856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 증가했다. 승인건수 역시 같은 기간 9.7% 늘어난 217억5000만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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