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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인버스 쏠림…중소형 ETF운용사 '딜레마' 증시 변동성 증가에 특화상품 ‘외면’…”시장 상황상 상품전략 변경 어려워”

이민호 기자공개 2020-04-28 08:06:2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수요가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에 집중되면서 중소형 ETF 운용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라인업이 빈약한 이들 운용사는 최근 몇 년간 특화지수로 틈새시장을 공략했지만 변동성 장세에서는 오히려 외면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2강 체제인 국내 ETF 시장에서 특화상품 전략 외에는 묘수도 없는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상장한 ETF 종목은 1개에 그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1월 ‘HANARO KAP초장기국고채’를 내놓은 이후 약 3개월간 신규상장한 ETF 종목은 전체 ETF 운용사를 통틀어 전무하다. 지난해 신규상장된 48개 ETF 종목 중 14개가 4월까지 상장된 점을 감안하면 더딘 흐름이다.

상장폐지되는 ETF 종목수도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RX300금융’을 포함한 7개 ETF 종목이 설정원본액 감소로 다음달 상장폐지될 예정이며 KB자산운용의 ‘KBSTAR 지주회사’ 등 2개 종목은 오는 27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현재 상장폐지가 확정된 ETF 종목수는 지난해 통틀어 상장폐지된 11개와 큰 차이가 없다.


올해 들어 ETF 신규상장이 크게 줄어든 데는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ETF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시장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며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에 거래가 몰렸다. 올해 들어 이번달 22일까지 77거래일 동안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17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배 많았다.

이 중 코스피200지수(코스피200선물지수 포함)를 기초지수로 하는 8개 레버리지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349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5배 증가한 수치다. 11개 인버스 ETF(2배 추종 포함) 일평균 거래대금도 1조4606억원으로 7.53배 뛰어올랐다.

하지만 ETF 시장 활성화에도 중소형 ETF 운용사들의 고심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지난달말 순자산가치총액 기준 54.2%와 23.9%를 점유하며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라인업이 빈약하거나 아예 없는 다른 13개 ETF 운용사들은 다양한 특화지수를 개발해 이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다.

문제는 특화상품 전략의 필연적 허점이 특히 코로나19 사태처럼 시장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에 증폭된다는 데 있다. 개인투자자의 유입이 많은 국내 ETF 시장 특성상 우상향하는 증시 상황에서는 이들 특화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하지만 변동성 장세에서는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며 특화상품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중소형 ETF 운용사들은 신규 특화지수 개발에도 비용을 투입하기 꺼려진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ETF 호가관리를 담당할 유동성공급자(LP)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LP를 담당하는 증권사는 ETF 호가관리에 자기자본을 투입하는데 최근 유동성 확보에 우선적으로 나서고 있어 ETF 신규상품까지 뛰어들 여력이 없다는 평가다.

ETF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존 ETF 상품 중에서도 레버리지, 인버스, 원자재 분야로만 투자수요가 몰리며 특화지수 상품은 외면받고 있어 신규상품을 출시하기 힘든 시기”라며 “LP들이 최근 유동성 확보에 몰두하고 있어 신규 ETF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5월 이후 코로나19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시기에 맞춰 증시가 안정되면 특화상품에 대한 투자수요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소형 ETF 운용사들의 특화상품 전략도 시장 상황상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TF 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형 ETF 운용사는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차별화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려볼 수밖에 없다”며 “대형 ETF 운용사는 ETF 라인업을 이미 대부분 갖추고 있어 EMP(ETF Managed Portfolio) 비즈니스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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