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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ON, 마지막 퍼즐 '통합물류' 내년에 맞춘다 조영제 대표 "연내 윤곽 가시화 후 내년까지 완성, 대형 투자는 지양"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28 10:25:1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각 계열사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는 물류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물류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연내 통합물류체계 윤곽을 가시화하고 내년까지 완성하겠다."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대표(사진)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지난 3년간 땀의 결실이 담긴 통합 플랫폼 롯데ON을 공개하면서 이커머스 완성을 위한 마지막 허들인 물류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세븐일레븐에 상품을 납품하는 배송 차량이 롯데슈퍼에 들려서 반품 상품을 전달하고, 다시 롯데마트에 들러 상품을 받아 고객에게 배달하는 날이 올 때까지 계열사별로 연계된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물류체계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편의점, 백화점, 할인점, 슈퍼 등 다양한 형태의 오프라인 점포를 하나의 물류 체계로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플레이어로 전환하기 위해서 반드시 맞춰야 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기도 하다.

이커머스 통합물류체계 구축은 쿠팡이나 이마트 등 동종업계에 비해 롯데쇼핑에게 특히 더 난관으로 다가왔다. '롯데쇼핑' 이라는 하나의 회사로 묶여 있지만, 슈퍼, 마트, 백화점, 롭스, 롯데하이마트 등 사실상 별도 법인에 해당하는 사업부들이 각자 온·오프라인 쇼핑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이 거느리고 있는 점포 역시 1만5000개다. 점포수로만 따져도 이들을 모두 연결하는 물류체계를 구축하기는 물리·화학적으로도 쉽지 않다. 몇개의 온라인 전용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전국 유통망을 아우를 수 있는 쓱닷컴이나 쿠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날 조영제 대표는 이같은 점포 자산 활용도를 극대화해 온·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롯데ON의 핵심 역량이자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웠다. 전국 점포를 상품 구매를 위한 '배송 물류'의 거점이자 '상품 체험'의 장으로 재탄생시켜 막대한 물류 투자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 대표는 "쿠팡이나 타사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쓰는 것이 물류"라면서 "롯데는 물류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만5000개 점포라는 롯데만의 강점을 활용해 4년 내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공개된 롯데ON의 이커머스 배송 서비스는 네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지정시간 배송 △새벽배송 △선물배송 △스마트픽이다. 소비자는 이같은 '다중 배송' 서비스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배송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나 쓱닷컴 등 경쟁사의 물류가 나아가고 있는 △빠른배송(당일배송), △통합배송의 큰 조류와 명확히 다른 방향성을 보인다. 이같은 다중배송 전략이 경쟁사와 같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대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에 산재한 '배송 거점'의 효율화는 물류 통합 없이 달성되기 힘들다. 조 대표가 롯데ON을 통해 내년까지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도 이같은 지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전국 유통망을 아우르는 통합물류체계로 이행하는 것은 기존 점포의 물리적 연계 이상이다. 각 점포에 분산 접수된 주문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유무형 인프라와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류는 결국 시스템 효율화, 대형 물류센터(혹은 점포 풀필먼트센터), 배송 차량, 창고 등 다양한 기반 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장치 산업이다.

신규 출범하는 롯데ON은 이 지점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 역시 물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못했다.

그는 롯데마트를 예로 들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점포마다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해 주문처리 건수를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롯데쇼핑 임원들은 풀필먼트센터를 전체 할인점 점포 중 어떤 비중으로 구축할 예정인지, 연내 몇 곳을 추가 구축할 것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누구도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O4O(Online for Offline) 유통을 지향해 온 롯데마트가 현재까지 구축한 풀필먼트 센터는 전국 140개 점포 중 중계점과 광교점 단 2곳에 불과하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김포 1곳에 불과하다. 온라인 센터 추가 건립 계획도 없다. 마트뿐만 아니라 백화점, 슈퍼, 롭스 등 다른 사업부는 말할 것도 없다.

롯데ON 모바일 플랫폼은 출범했지만 O4O 시대가 도래하기까진 아직 갈길이 멀게 느껴지는 배경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점포 구축 작업이 남아있는 만큼 통합물류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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