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46조' 현금성자산 보유…확 바뀐 현대차그룹 컨콜 포인트주력 3사 중 기아차만 1분기 연결기준 소폭 감소…회사채·차입 등 전방위 유동성 확보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29 07:53:4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뒤 현금 확보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도 현금 확보다. 그룹의 주력 3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1분기말 유동성 확보 결과는 엇갈렸다.연결 기준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금성자산은 증가했지만 기아차는 나홀로 감소했다. 다만 기아차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1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차질 없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현대모비스 현금 확보 '선전'
현대차는 이달 23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IR자료의 요약 재무상태표에는 유동자산이 기재됐다. CFO를 맡고 있는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은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부문에 한정해 현금 유동성 규모를 밝혔다. 현대차의 연결 종속사로는 해외 법인 외에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금융사가 있어 자동차부문에 한정해 현금 동원력을 설명했다.
김 전무는 "자동차 부문은 11조원 수준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유동성 관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보유 현금만으로 4월 이후 글로벌 수요 급감을 가정하더라도 연말까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연결기준 1분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등을 더한 금액은 25조6132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보다 0.7% 증가했다. 2017년말 29조4541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말까지 2년 연속 감소했는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현대차는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도 복귀했다. 다음달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28일로 예정됐다. 수요예측 후 흥행 여부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해 말 대비 보유 현금이 늘었다. IR자료에 공개한 1분기말 연결 현금유동성은 11조231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 단기금융상품의 합계는 2015년말 6조7940억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8년말에 10조원을 넘었고 지난해 말에 11조1111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43.1%, 40.1%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코로나19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배형근 재경본부장(부사장)을 필두로 한 재무라인에서 그룹 방침에 따라 현금 유동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증가는 차입금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의 1분기말 단기차입금은 1조77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7.0% 늘었다. 장기차입금은 1조2680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기아차, 1분기 현금 감소…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유동성 '10조' 목표
기아차 역시 IR자료를 통해 보유 현금을 밝혔다. 이는 재무상태표 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유동금융자산'을 더한 금액이다. 다만 기타유동금융자산에서 미수수익과 유동성파생 금융자산, 보증금을 제한 금액으로 집계했다.
기아차는 1분기말 연결 기준 현금이 8조9870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130억원)보다 0.2%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주력 3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순현금 역시 2조390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5480억원) 대비 축소됐다.
다만 기아차는 올해 10조원의 유동성을 차질 없이 확보해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CFO인 주우정 재경본부장(전무)는 컨콜에서 "외부조달로 순수하게 3조 초과된 금액 준비 중"이라며 "며칠 전 회사채 발행 완료해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만족시키는 수준이고 일부 남은 것도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아차는 이달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이끌며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14일 실시한 33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200억원 수준의 기관 수요를 확보하며 발행액을 6000억원까지 증액했다. 조달한 자금 중 25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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