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KB밸류포커스, 주종목 '삼성전자'로 바꿨다 [Fund Watch]수익률 부진속 투자전략 변화 '신호탄'…KB운용의 고백 "가치주 반등 쉽지 않아"

이효범 기자공개 2020-05-04 07:37: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KB밸류포커스펀드도 삼성전자(우선주, 보통주 포함)에 베팅했다. 작년 연말께부터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이 종목을 집중 매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치투자 전략으로 휠라코리아, 컴투스, 골프존 등에 투자해왔던 것과 사뭇 다른 유형의 종목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업계는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펀드 수익률 탓에 종목 선정 스타일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대표펀드의 주 종목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그동안 고수해온 가치투자 전략에도 변화를 주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은 향후 가치주의 반등이 쉽지 않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8일 기준 이 펀드 내 편입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 우선주로 나타났다. 비중은 8.22%이다. 네번째로 비중이 높은 종목은 4.8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다. 두 종목의 펀드 내 비중은 13.08%에 달한다.

*출처 : KB밸류포커스 운용보고서

KB밸류포커스펀드가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이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 신영마라톤펀드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가치주펀드 중 하나로 꼽힌다. 2009년 설정된 펀드로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웅필 상무가 책임운용역이다. 특히 KB밸류포커스펀드는 다른 가치주펀드들에 비해서도 유독 삼성전자 매수에 인색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국내 가치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는 오랜 고민거리였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은데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로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가치주들의 주가 상승은 제한적인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를 매수해 시장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그동안 고수해 온 가치투자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보다 나은 종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치투자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 된 종목을 발굴, 투자 이후 기업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주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이다. 단순하게 보면 싼 주식에 투자해 큰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치투자자들은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투자시 주요지표로 삼기도 한다.

지난 2016년 KB밸류포커스펀드도 삼성전자를 편입하기도 했다. 그해 초 2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2017년말까지 상승해 5만원대에 형성됐다. 당시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거셌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삼성전자를 어느정도 편입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정도였다.

KB밸류포커스펀드도 삼성전자를 편입했지만 시장을 큰폭으로 하회했다. 2016년~2017년까지 2년간 펀드 수익률(대표펀드 기준)은 5.69%에 그쳤다. 벤치마크와 유형수익률은 각각 35.09%, 14.49%에 에 달했다.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크지 않은 탓에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를 밑돌았다.

*KB밸류포커스펀드 수익률 추이(출처 : theWM)

지난해 11월 8일까지만 해도 KB밸류포커스펀드 내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6.9%를 차지한 휠라코리아였다. 또 컴투스도 6.43%로 뒤를 이었다. 메리츠금융지주(편입 비중 5.49%), 골프존(4.8%), 동원산업(4.67%) 등이 상위 5개 종목이었다.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 우선주나 삼성전자는 없었다.

이를 고려하면 KB밸류포커스펀드는 2019년 11월초~2020년 1월말 사이에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우선주 주가는 이 기간 4만2000원에서 4만7500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가는 3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최근 반등해 4만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5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작년 11월 이후에는 삼성전자 우선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KB밸류포커스펀드가 이처럼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전자 비중을 높이는 건 지난해 수익률이 부진했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특히 지난해초 3만8750원에서 같은해말 5만5800원으로 연초대비 40% 넘게 상승했다. theWM에 따르면 KB밸류포커스펀드는 수익률은 0.44%에 그쳤다. 벤치마크 수익률은 12.13%로 펀드 수익률과는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KB밸류포커스펀드는 KB자산운용을 국내 손꼽히는 가치주 하우스 반열에 올린 상징적인 펀드"라며 "또 조재민 사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펀드"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을 전후해 많은 운용사들이 삼성전자를 매수할때도 KB밸류포커스펀드는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다"며 "최근 삼성전자 주식 비중을 높인 것을 보면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운용보고서를 살펴보면 이같은 변화도 감지된다. KB자산운용은 KB밸류포커스펀드 운용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 상황은 종목이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가 시장에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와 같이 시장 자체의 위축은 거래량이 적은 일부 가치주들의 경우 특히 더 영향을 받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낙폭이 커진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펀더멘털 우려가 지속될수록 산업 또는 기업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부분이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기업들 안에서 적정 또는 그 이하 밸류에이션 종목에 대한 비중 확대를 통해 시장 대비 아웃퍼폼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