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 리포트]대림비앤코, 욕실자재 재고 늘자 생산 '멈췄다'하반기 재고 수준 정상화 기대…고수익 자랑하던 위생도기 부진 여파
이정완 기자공개 2020-05-06 08:12:33
[편집자주]
부동산 규제·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한 건설 경기 불황은 건자재 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출 감소에 영업이익 급감은 일상사가 됐다. 인원감축, 공장가동 중단의 위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연관 업체가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업을 미리 준비해 위기를 탈출하거나 신사업 발굴을 통해 탈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혼돈의 건자재 업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바스 브랜드로 알려진 대림비앤코는 최근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욕실 관련 건축자재 산업은 주택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 대형 건설사가 주택 공급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실적을 나타내 타격을 입었다. 대림비앤코는 생산 중단 기간동안 양변기·세면대 등 위생도기 재고를 소진하면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재고 수준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대림비앤코는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위생도기 공장인 창원공장과 제천공장의 생산을 5월 19일까지 약 한 달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림비앤코는 위생도기 예상 수요 대비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가마와 같은 주요 생산설비를 보수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생산을 멈춰도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많아 이 물량만으로도 충분히 정상적인 출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대림비앤코는 2월 주방과 세면대 등에 쓰이는 수도꼭지(수전)를 생산하는 안산 수전금구 공장 역시 재고를 확보했다는 이유로 2주동안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창원공장과 제천공장의 생산 중단은 2017년 8월 이후 약 3년만의 일이다. 이 때는 노사간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으로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 위생도기 납품기한을 정상적으로 맞추기 위해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노사가 합의해 3일만에 생산을 재개하기도 했다.
올해는 공장 가동을 멈춰도 될 정도로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림비엔코의 재고자산은 492억원으로 2018년 재고자산 412억원 대비 19% 늘었다. 2년 연속으로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이다. 2018년 재고자산은 2017년 재고자산보다 16% 늘어난 수치였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300억원대 중후반을 유지하던 재고자산이 2년 사이에 급증한 셈이다.
대림비앤코 관계자는 "이번 위생도기 공장 생산 중단을 통해 하반기에는 적정 재고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증가는 욕실자재 판매 둔화 탓이었다. 특히 4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위생도기 사업의 부진이 뼈아프다. 전체 매출 비중을 놓고 봤을 때 위생도기부문 매출은 전체의 30%에 미치지 못하지만 기타부문과 비교했을 때 우세한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생도기부문 매출은 569억원으로 2018년 626억원에 비해 9% 줄었다. 2018년까지 이어온 상승세가 지난해부터 꺾였다. 외형이 축소되자 2017년까지 이어온 10%대 영업이익률도 2018년부터 6%대로 크게 떨어졌다. 기타부문의 영업이익률이 0~5%를 오가는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위생도기 사업 선방이 필요하나 그렇지 못했다.
대림비앤코의 지난해 매출은 2365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2018년 매출 2472억원, 영업이익 74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4% 줄고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 실적 부진 원인은 당연히 국내 주택 시장의 위축이었다. 대림비앤코 관계자는 "욕실자재 매출은 대형건설사 납품과 일반 소비자 매출이 유사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신규 분양물량이 감소하면서 B2B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공장 관련 비용도 영향을 끼쳤다. 대림비앤코는 판매비와관리비가 영업이익률 하락에 악영향을 입혔다고 설명하는데 지난해에는 특히 판매비와관리비 중에서 감가상각비가 크게 늘었다. 2019년 감가상각비는 36억원으로 2018년 13억원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
대림비앤코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0억원을 창원, 제천, 안산공장 생산설비 등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3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감가상각비는 투자한 설비 등이 가동되면 반영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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