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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적자' 에쓰오일, AA+ 등급 방어 '적신호' [Earnings & Credit]코로나19 직격탄, 차입지표 악화 가속…정유사 크레딧 하향세 이어질까

피혜림 기자공개 2020-05-06 06:40:2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우량 기업으로 분류되던 에쓰오일의 크레딧 시장에서의 위상이 1년 사이 급변했다. 분기별 적자 실적에도 굳건했던 'AA+' 신용등급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한국기업평가가 AA+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는 등 등급 하방 압력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어닝쇼크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 등으로 'AA+' 정유사 대비 커버리지 지표 등이 열위했던 터라 이젠 해당 등급에서 내려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에쓰오일의 경우 재무부담 등이 동일 등급 정유사 대비 과중했던 탓에 코로나19 여파가 정유사 전체의 크레딧 조정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굳건했던 'AA+',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

에쓰오일은 27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조 72억원, 8806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3335억원의 손실을 냈던 2018년 4분기와 비교해도 3배 이상 큰 적자 규모다.

에쓰오일은 유가하락 여파 등으로 매 분기별 높은 실적 변동성을 드러냈다. 2018년 4분기 이후 흑자로 돌아섰던 실적은 지난해 2분기 다시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이어 곧바로 영업이익세를 회복했지만 올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유제품 수요 감소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대규모 어닝쇼크에 신용평가 업계 내 기류는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분기 적자 실적에도 신평업계는 우량 펀더멘탈 등을 이유로 에쓰오일의 AA+ 등급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반면 최근의 유가 변동이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까지 급락을 거듭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가 더해지자 신평업계 역시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잠정실적 공시 전 올 정기평가를 통해 신용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큰 폭의 실적 부진 전망은 물론 재무구조 저하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주된 이유였다.

이번 대규모 적자 전환으로 에쓰오일에 대한 등급 하방 압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아직 에쓰오일의 정기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올 1분기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적자 사태로 줄지어 등급 하락 가능성을 높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열위한 재무구조 한계 탓…'AA+' 정유사 하향세는 '글쎄'

다만 에쓰오일의 경우 'AA+' 등급 중에서도 재무구조가 열위했던 탓에 등급 하향 압력이 더욱 과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은 대규모 시설 투자 등으로 이미 2018년 말부터 국내 신평사의 등급 하향 트리거에 도달한 상태였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주요 등급 트리거 지표는 '순차입금/EBITDA'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는 5.9배로, 주요 신평사가 제시하는 3배를 초과하고 있다. 2017년까지 1배 안팎을 유지했던 해당 지표는 2018년 5.7배로 급등한 후 해당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동일 등급인 'AA+' 정유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수치다. AA+ 등급을 보유 중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2019년말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3.1배, 2.2배 수준이었다. 'AA-' 등급인 현대오일뱅크가 3.7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위 등급사보다도 열위한 커버리지 지표를 보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 등으로 차입금을 늘린 결과 에쓰오일와 'AA+' 정유사 간 지표 격차가 심화됐다"며 "AA+ 정유 3사중 가장 열위했던 데다 올 1분기 실적 역시 급감한 탓에 해당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AA+' 등급이 흔들릴 지에 대해서는 유보적 시각이 여전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저하 등을 이끌 순 있지만, 에쓰오일과의 펀더멘탈 차이가 상당했던 만큼 각사별 체력을 분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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