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보톡스 열전]종근당, '원더톡스'로 시장 새 판 짤까⑨휴온스 새 파트너…높은 업계 이해도·뷰티&헬스 사업 시너지 기대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06 12:59:32

[편집자주]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보톡스를 대명사로 만든 미국 엘러간의 아성을 한국 바이오텍들이 무너뜨릴 차비를 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글로벌 퍼스트인 클래스 의약품을 로컬 기업이 극복한 유례없는 사례다.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품질 및 균주 논란 등 내홍의 흔적도 역력하다. 더벨은 보톡스 시장을 통해 본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제약사 종근당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종근당은 휴온스를 새 사업 파트너로 낙점했고 이달부터 '원더톡스(사진)' 판매에 나섰다.

신규 브랜드로 시장 문을 두드리지만 관련 사업 경험은 풍부하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휴젤과 손잡고 톡신 제제를 판매한 경험도 있다.

종근당의 톡신 사업 전략은 새롭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석' 행보와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기존 뷰티&헬스 사업과의 시너지, 최근 톡신 시장 제반 환경을 고려하면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추후 정식으로 균주를 도입해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 톡신 시장의 '준비된 신인'…2013년 휴젤 손잡고 사업 진출

종근당은 '원더톡스'를 시판하기 전부터 톡신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나보타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대웅제약과 함께 톡신 시장에 선제 진출한 대형 제약사로 손꼽힌다. 휴젤과의 계약으로 톡신 제품을 판매한 바 있어 준비된 신인에 가깝다.

종근당의 톡신 사업은 2013년 2월 휴젤의 판매자회사 휴젤파마로부터 톡신 제제 '보툴렉스' 판권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양사는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며 손을 잡았다.

휴젤은 당시 벤처기업이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양적 성장을 위해선 영업망을 확보해야 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R&D와 함께 유통망 확충을 병행하는 덴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약 영업망을 갖춘 종근당과 손잡았고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톡신 업체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계약은 작년 만료됐지만 거래는 윈윈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종근당은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품 없이 톡신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고 휴젤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판매자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린 덕에 종근당과 계약 해지 후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휴젤과의 계약 외에도 톡신 사업 확대를 위한 꾸준한 행보를 보였다. 2016년 영국 공중보건원(Public Health England, PHE)로부터 균주를 도입한 것이 대표 사례다. 종근당은 그간 보툴렉스를 판매하며 영업 네트워크를 미리 구축해 놨다. 균주까지 확보해 자체 제품을 개발해 팔면 향후 수익성 배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종근당은 PHE로부터 연구용 균주를 도입했을 뿐 상업용 균주까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상업용 균주 독점 사용권은 제테마가 2017년 PHE 측으로부터 확보해 둔 상태다.

보툴리눔 톡신은 4대 생화학 무기로 지정될 만큼 치명적 독성을 띤다. 균주의 제조부터 용도까지 엄격하게 관리하고 통제하는 원인이다. 현행법 및 국제 조약에 따라 연구용 균주는 상업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맹독으로 구분되는 복어 독(테트로도톡신)보다 독성이 3만 배에 강한 극독인 탓에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처다.

균주의 국가 간 이동 및 도입 절차 또한 까다롭다. 연구 목적으로 균주를 도입한다 해도 우방국 간에서만 이동과 도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균주를 반입하고 수령하려면 먼저 국가정보원, 농림축산식품부, 질병관리본부 등을 비롯한 국내 5개 기관에 관련 신고를 해야 한다.

각 기관으로부터 연구용·상업용 허가 또한 따로 취득해야 한다. 다만 어렵게 상업용 균주를 확보했다 해도 자체 제품을 시판하기 위해선 임상을 거쳐 품목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휴온스 새 파트너…원천기술 없어도 전망은 밝다

종근당이 휴온스와의 판매계약으로 원더톡스를 선보인 것은 현재 톡신 업계의 현 상황과 전망을 놓고 다각도로 고민한 결과로 보인다. 임상을 거쳐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정공법은 향후 수익성은 높일 수 있을지언정 당장 갈 길이 멀다. 임상 지연 등으로 인한 비효율을 낳을 우려도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상업용 균주 도입 등에 대한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양사의 협업이 다시 한 번 성공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온스는 작년 4월 자사 주력 톡신 제제 '리즈톡스'의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8월 원더톡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원더톡스의 판권을 종근당에 넘긴 상태다. 원더톡스의 생산은 휴온스글로벌이, 국내 판매는 종근당이 맡는 구조다.

종근당은 대형 제약사인데다 종근당은 휴젤과의 관계를 통해 기존에 쌓아 둔 톡신 마케팅 네트워크가 있다. 휴온스는 톡신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만 다만 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되지 않아 영업망 확충이 필요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를 중심으로 꾸린 상위권 경쟁사들에서 지각변동이 발생하는 것도 원더톡스를 출시하기에 최적의 상황을 만든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종근당은 휴젤과의 협업을 통해 이미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둔 상태라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할 준비는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이 시판중인 미용·성형 제품 라인업. 왼쪽부터 스타일에이지 / 실크로드 / 유로실리콘

종근당이 원더톡스에 힘을 실은 또 다른 이유는 톡신 시장에 진출할 즈음 신설한 뷰티 및 헬스 사업과 시너지가 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휴젤과 제휴를 시작한 2013년에 미용 전담사업부인BH(Beauty & Health)사업부를 신설하고 영업·마케팅 분야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종근당 BH사업부는 현재 히알루론산 필러 '스타일에이지', 리프팅용 실 '실크로드', 가슴보형물 '유로실리콘'(사진) 등 다양한 미용성형 제품을 다룬다. 여기에 톡신 제제인 원더톡스가 가세하면 미용·성형 제품 라인업과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원더톡스 출시와 함께 미용성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용성형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