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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물산 유상감자, 오너일가 상속세 마련 대안되나 상속 다음날 감자 확정, 상속지분 포함 참여 가능…신영자 전 이사장 1100억 확보 가능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12 08:16:0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7: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물산이 지난달 말 결의한 임의 유상감자는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 뿐 아니라 오너일가의 현금재원 마련을 위해서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물산 지분상속이 이뤄진 다음날 바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감자를 결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상속으로 늘어난 롯데물산 지분을 활용해 유상감자에 참여하면 수백억원 많게는 1000억여원의 현금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은 오는 6월 1일자로 총 3344억원 규모의 임의 유상감자를 실시한다. 주당 유상소각 대금은 5만6249원이다. 이달 말까지 주주들로부터 유상감자에 대한 이의제기 및 참여신청을 받는다. 주주들은 자신들의 지분율을 최대범위로 참여가능하다. 이번기회에 아예 지분을 다 털고 나갈 수도 있다.

임의 유상감자는 표면적으로는 주식수를 줄이기 위해 단행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나 자금 지원 성격이 짙다. 롯데물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56.99% 지분율을 쥐고 있다. 그 뒤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속기업인 호텔롯데 31.13%, L제3투자회사 4.98%가 잇는다. 나머지 지분은 오너일가 몫이다. △신격호 명예회장 6.87% △신동빈 회장 0.01%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회장 0.01%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0.001% 순이다.


롯데물산의 유상감자는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 실무진들도 모를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이다. 눈여겨 볼 점은 3월 말 이사회에서 결의됐고 4월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됐는데, 이 기간동안 롯데물산의 주주구성이 일부 바뀌었다는 데 있다. 신격호 회장의 지분이 자녀들에게 상속되면서다. 지분 명의가 바뀐 게 4월 28일이다. 즉 지분상속이 이뤄진 다음날 바로 주주총회를 열어 감자를 결정한 셈이다. 유상감자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 역시 4월 29일 주주구성이 바뀐 이후다.

주요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및 호텔롯데 뿐 아니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재원마련을 위한 감자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추측이다. 특히 롯데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쥐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오너일가 지분을 제외한 93% 지분을 움직일 수 있는만큼 오너일가들이 감자를 통해 지분을 전량 희석시키더라도 현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롯데홀딩스의 회장 및 이사회 주요 구성원으로 신동빈 회장이 자리하고 있어 개인 소유지분 없이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더욱이 신영자 전 이사장에게 더 많은 지분이 상속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과거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분증여를 할 때 두 아들에게 더 많은 지분을 넘겼고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이렇다 할 직함이 없다는 점을 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528주에 불과했던 신영자 전 이사장의 롯데물산 지분은 이번 상속으로 204만2926주로 늘어나게 됐다.

다른 주주들이 감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오너일가들이 상속받은 이후의 지분 전체를 대상으로 감자에 참여하게 되면 이 규모는 총 2306억원 정도가 된다. 롯데물산이 당초 감자하기로 결정한 규모를 넘어서지 않는다. 개별적으로는 신영자 전 이사장이 최대 1149억원,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각각 578억원씩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산이 약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상속세는 절반가량인 약 4000억원 안팎이 된다. 상속인 네명이 각각 나누더라도 1000억원 정도씩은 필요하다. 이를 고려하면 오너일가는 롯데물산 감자를 통해 상속세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롯데물산 측은 아직 감자에 누가 참여할 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오너일가가 참여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상속받은 지분까지 포함해 최대로 감자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참여여부가 불투명 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는 알 수가 없다"며 "이번 기회에 지분 전량을 다 털고 나갈 수도 있지만 참여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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