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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승부사' 임지윤, 엔시트론 베팅 성공할까 최대주주 옵트론텍 키운 장본인…관리종목 지정위기, 회생 총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0-05-14 10:33: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 승부사가 난제를 만났다."

최근 임지윤 옵트론텍 대표(사진) 두고 코스닥 업계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2014년 엔시트론을 인수해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그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이에 임 대표는 웰리브 인수 등 신규 사업을 통해 엔시트론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 대표는 2014년 8월 개인회사인 티알에스를 활용, 이덕수 전 대표의 구주를 인수해 엔시트론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티알에스가 확보한 지분율은 11.14%였다. 임 대표는 TV용 IC칩을 생산하는 엔시트론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려는 밑그림을 그렸다. 주력인 필터, 렌즈부품과 반도체를 엮으면 커지는 모바일 부품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임 대표는 자신감도 있었다. 선친에게 옵트론텍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M&A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코스닥 상장사 '해빛정보'를 인수 후 합병시키면서 옵트론텍을 우회상장하고, 광학필터 및 렌즈 제조분야의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해빛정보의 적외선 차단필터 기술과 옵트론텍의 렌즈 기술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낸 것이 주효했다. 당시 총자산 568억원, 매출액 227억원(영업손실 69억원)의 회사는 2019년 총자산 2801억원, 매출액 2340억원(영업이익 223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티알인베스트, 티알에스 등 개인 투자회사를 설립해 활발하게 투자했다. 2010년 미래이노텍, 2012년 웰랑, 2017년 하임바이오텍 등 타법인과 다수의 PEF에 출자했다. 모두 비상장 법인이다.


엔시트론은 임 대표의 두 번째 코스닥 M&A다. 하지만 해빛정보 인수 때와 사정이 다르다. 엔시트론은 2017년부터 3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의 위기에 놓여 있다. 2014년 8월 새 최대주주가 된 이후 흑자는 낸 회계연도는 2016년도가 유일하다. 매출액 418억원과 영업이익 300만원을 달성했다. 이후 매출액은 급감해 2019년 매출액 109억원,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7년 마이너스(-) 60억원, 2018년 -22억원, 2019년 -51억원을 기록했고, 순손실 역시 87억원, 178억원, 100억원 등으로 누적되고 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사업 구조조정의 실패로 꼽힌다. 엔시트론은 주력인 IC칩 사업이 2016년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등의 단가경쟁에서 밀린 이후 신사업인 헬스케어 부문에 투자했다. 하지만 피부미용 기기, 음파 진동 마사지기 등의 제품을 출시했으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말 기준 헬스케어 부문 매출액은 18억원으로 총매출액의 16.5%에 불과했다. 특히 순이익과 직결되는 제품 매출은 2억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기타 상품매출이다.

임 대표는 엔시트론 회생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엔시트론은 지난 3월 96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CB)를 단행해 대우조선해양의 급식사업 자회사였던 웰리브를 인수했다. 인수는 현물 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졌다. 웰리브 대주주인 아이스마트앤, 엠피한강, 정오에프앤비는 엔시트론 유증에 참여하면서 CB 납입금 대신 웰리브 구주 17만5000주, 6만2500주, 6만2500주를 엔시트론에 각각 넘겼다. 엔시트론은 30만주의 웰리브 주식을 확보, 지분율 25%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웰리브는 2005년 설립된 거제도 소재 서비스 회사다. 2017년 사모펀드인 베이사이드PE에 매각됐다가 아이스마트, 페트로뱅크, 정오에프앤비, 엠피그룹, 엠피한강 등의 대주주가 지분을 인수했다. 거가대교 양방향의 휴게소, 거제도 애드미럴호텔, 건물 및 기숙사 시설물 관리, 여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마저도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베이사이드PE 인수 이후 2017년 매출액 1910억원, 순이익 59억원으로 호실적을 보였지만 조선업 불황과 지역경기의 둔화로 2019년 매출액 1457억원과 순손실 5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급식 및 여행수요가 줄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지윤 대표는 그동안 펀드나 유망한 비상장사 위주로 투자를 해 온 패턴을 깨고 코스닥 상장상인 엔시트론을 직접 인수해 회사의 정상화에 애를 써왔다"며 "2016년부터 의료기기 사업, 화장품 사업 등을 런칭했으나 실적이 여의치 않았고 서비스업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웰리브도 인수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엔시트론의 반등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엔시트론은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월 나노소재 전문기업 아이큐브글로벌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구리(Cu)항균필름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엔시트론이 국내외 판권을 확보했다. 또 아이큐브글로벌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건범 대표를 엔시트론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웰리브 인수에 이은 후속 인수합병 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엔시트론 관계자는 "다양한 신사업 M&A를 통해서 실적을 반등시키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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