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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이엔지, 빚내서 소송 대응 '300억 현금 유출' '구상금 청구' 1심 패소, 공탁금 납부…240억 빌려 자금 마련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20 09:37:1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0: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산업 설비기업 '성도이엔지'가 소송 패소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법원이 소송 패소 금액에 대해 담보 제공 명령을 내리면서 수 백억원 대 현금 유출 이슈가 발생했다. 성도이엔지는 빚을 내 보증금을 내는 한편 1심 소송에 불복해 항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성도이엔지는 연초 309억원에 달했던 현금 곳간이 올 3월 말 기준으로 6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3개월 만에 순수하게 약 250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영업을 못 했던 것도 아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은 1000억원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도 26억원을 달성했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골칫거리가 된 소송 이슈였다. 성도이엔지는 2016년부터 중국 보험사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공장 배관 설비 공사를 담당했던 'SK하이닉스 (중국)유한공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발단됐다. 보험금 지급 의무가 생긴 5개 중국 보험사들은 공사를 직접 맡은 현지 자회사에 과실 책임을 물었다. 동시에 모회사인 성도이엔지 측에도 1000억원 규모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수년을 끈 소송 판결이 지난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성도이엔지가 화재 사고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구상금과 이자를 합쳐 총 1227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227억원은 성도이엔지 자기자본의 6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결국 성도이엔지는 해당 구상금을 '손해배상 충당부채'로 쌓았다. 그 여파로 지난해 총 655억원의 순손실이 발행했고, 자본총액 또한 2013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30%가량 줄었다.

작년까지는 회계상으로만 손실이 잡혔지만 올해 들어 소송 패소에 따른 후속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직접적인 재무 압박이 들어온 것이다.

성도이엔지는 1심 결과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다. 또 항소심 진행을 위해 법원에 '강제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구상금 일부인 400억원을 공탁할 것을 명령했다. 담보를 맡기고 이의신청을 하라는 의미다. 보증금 가운데 100억원은 지급보증위탁 계약(보험금액)으로 대체되면서 결국 300억원에 대한 지급 의무가 생긴 것이다.

성도이엔지는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 대출을 받았다. 한국증권금융과 대신증권, 산업은행 등에서 총 240억원을 새롭게 빌렸다. 그 결과, 전체 금융권 차입 금액이 185억원에서 425억원으로 급증했다.

빚을 내 곳간을 채운 뒤 300억원을 법원에 공탁금으로 제공했다. 기존 현금 보유액에 240억원의 추가 대출까지 받았는데도 현재 현금 곳간이 비어 있는 이유다. 성도이엔지는 소송 공탁금을 재무제표상에는 '기타금융자산(비유동) 계정 내 보증금'으로 계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현금흐름표 상에도 기타금융자산 취득 명목으로 정확하게 300억원이 빠져나갔다.

성도이엔지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고 2심 재판(2019나2054956)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 승소시 수 백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자원을 총동원에 소송 준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성도이엔지 관계자는 "작년 11월에 항소를 제기했고, 이번주 항소심 변론기일이 잡혀있다"며 "소송에서 이기면 보증금은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장 보증금 납입을 위해 외부자금을 차입해 자금을 매칭시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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