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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레저 공공기관 점검]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고군분투 속 바통 ‘터치’③적자 면세사업 구조조정 결단…임기 3년 제주 관광 활성화 공로

김선호 기자공개 2020-05-22 14:19:10

[편집자주]

유통·레저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만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유통·레저 공공기관들은 예외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 접근 역시 제한돼 있어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더벨은 그동안 쉽게 노출되지 않았던 유통·레저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운영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점의 무리한 외형확장으로 적자경영이 이어지던 2017년 제주관광공사의 수장이 최갑열 전 사장에서 박홍배 현 사장(사진)으로 교체됐다. 박 사장은 오랜 기간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은 만큼 경영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박 사장은 제주도에서만 약 41년 동안 공직생활을 해왔다. 2010년 투자정책과장, 2011년 국제자유도시과장, 2013년 서울본부장, 2014년 공항인프라확충추진단장 직무대리, 2014년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 2015년 경제산업국장, 2016년 특별자치행정국장을 지내며 제주도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경력은 박 사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7년 제주도의회는 공직생활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관광분야에 접목하고, 다양한 현안 사항을 관련 전문가와 협의하며 해소해 나간다면 제주관광공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부 악재 속에 '고군분투'…아쉬운 성적표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도가 100% 출자해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3년마다 인사추천위원회가 개최돼 사장 후보자를 선출한다. 이후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적격심사를 받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2017년 박 사장은 제주관광공사의 수장에 올랐다. 당시 제주관광공사는 최갑열 전 사장에서부터 시작된 면세사업 외형확장책으로 출혈이 이어지고 있었다. 구원투수 박 사장의 최대 과제는 바로 면세점 경영정상화를 통한 수익 창출이었다.

그는 롯데호텔 제주에서 카지노가 운영되는 신화월드로 면세점 이전을 추진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주도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던 만큼 그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2017년 중국발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외부 악재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꿨다. 사드보복에 따른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제주관광공사의 면세사업은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감소하며 기대했던 흑자전환 목표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외국인 시내면세점 철수를 단행했다. 최갑열·박홍배 사장으로 이어진 면세사업 전략의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박 사장이 수장에 오른 지 3년 만의 결단이다. 현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박 사장이 직접 책임을 지고 후임자를 위해 짐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사장은 외국인 시내면세점 뿐만 아니라 내국인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지정면세점을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옮겨 활로를 찾고자 노력했다. 또한 제주공항 국내선에 출점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자 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장소 이전을 추진하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했으나 외부 악재까지 겹쳐 제주관광공사로서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를 단순히 제주관광공사만의 탓으로 돌려야 할지는 따져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면세 적자에 묻힌 제주관광 활성화 성과

제주관광공사의 본업은 제주 관광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도내 관광업계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며 해외시장 다변화를 추진했다.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품격 관광상품을 개발하며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을 피해갈 수는 없었으나 박 사장의 전략 덕에 전체 제주관광 시장의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 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회의원 표창장을 받는 한편 한국공공정책학회와 한국공공기관연구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공공정책 시상에서 정책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제주 지역관광 활성화, 제주 관광 수요 창출, 잠재고객 인지도 확산, 관광업계 마케팅 등에서 제구관광공사가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만 면세사업의 성적표는 박 사장의 이러한 성과를 퇴색시켰다. 올해 4월 28일 개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 양영식 위원은 외국인 시내면세점 철수를 지목하며 “사실상 퇴직한 행정인으로 집행부가 채워지다 보니 상당히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도민 사회에서도 많이 지적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임기는 올해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제주관광공사로서도 면세사업 정비를 마친 뒤 새로운 수장 하에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위기로 당장에 면세점 매출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올해 10월 후임 사장이 취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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