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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스핀오프 명암]'핵심 파이프라인'이 움직인다①개발 리스크 줄이고 자금유치 일석이조, 주주 형평성 논란은 과제

서은내 기자공개 2020-06-01 07:57:59

[편집자주]

바이오텍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영화나 게임의 설정을 토대로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텍 스핀오프는 특정 기술이나 신약 물질을 따로 떼어내 독립하는 것이다. 미국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도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개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주주별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회사별 스핀오프 방식, 분사 후 주주 구성 등 유형을 살펴보고 이해득실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07: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의 스핀오프식 계열사 확장이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벤처 1세대 기업에서 스핀오프한 다수의 벤처들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찍이 스핀오프 기업 상장을 성공시킨 후 제2의 스핀오프를 시도하는 바이오텍도 등장했다.

코스닥 입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해외 벤처 네오이뮨텍, 소마젠은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의 스핀아웃 사례로 회자된다. 각각 제넥신과 마크로젠에서 파생된 곳이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사업 개발을 목표로 미국 법인 형태로 설립됐으며 이후 독립적인 기술을 키워냈다.

마크로젠은 1세대 맏형답게 이미 한차례 자회사 엠지메드(현 캔서롭)를 분자진단업체로 키워내 매각한 경험이 있다. 엠지메드는 마크로젠 사업 과정에서 파생된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판매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작년 말 코스닥에 갓 입성한 메드팩토는 테라젠이텍스의 첫 스핀오프 계열사로 상장에 성공했다. 테라젠이텍스는 또다시 테라젠바이오 설립을 결정하고 제2의 메드팩토 만들기에 돌입했다.

제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내부의 신약 연구부문을 분할해 신규 자회사를 분할설립하는 식이다. 대웅제약, 제일약품, 유영제약 등 사례가 무궁무진하다. 각각 형태는 달라도 바이오 또는 신약 개발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개발 리스크 낮추고 외부 투자 유치

바이오텍의 스핀오프는 일반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새로 설립되는 기업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규 법인을 만들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기술을 이전할 수도 있고 설립 시 기술을 현물출자하거나 사업 분할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스핀오프의 배경은 다양하다. 일차적인 목적은 인력이나 자금이 제한적인 벤처기업의 경우 특정 파이프라인을 떼어내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쉽고 개발 리스크가 큰 물질의 위험을 낮출 수 있어 매력적인 전략이다. 바이오벤처는 다수 연구 과제들 중 개발의 우선순위를 두는데, 이때 후순위로 밀린 파이프라인이 있다면 스핀오프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에 스핀오프 방식의 투자유치를 권유하기도 한다"면서 "성격이 다른 기술을 여러개 보유한 기업들은 스핀오프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기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은 스핀오프 자체를 아예 사업 모델로 가져가기도 한다. 미국 바이오 생태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국내 상장 바이오텍 큐리언트도 스핀오프식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첫 걸음으로 막스프랑크 연구소 등과 합작해 독일에 'QLi5테라퓨틱스'란 자회사를 만들었다. 향후 M&A를 통한 이익 회수 가능성도 제시했다.

◇지적재산권 이동, 주주간 이해득실 차이

스핀오프가 바이오 생태계에서 더 부각되는 이유는 분할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 자산인 지적재산권(IP) 또는 핵심인력이 이동한다는 점에서다. 신약 기업의 경우 특허권은 기업가치를 결정짓고 향후 수익 회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특허권에 대한 확인은 필수관문이다.

독립 법인이 되고 나면 성장 과정에서 양사의 주주 구성이 달라진다. 스핀오프 이전에는 하나의 기업에 자산이 모두 담겨있고 향후 이익도 함께 나누는 구조였다. 하지만 특정 권리가 이전되고 독립된 후에는 양사 주주의 이해득실이 달라진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 기술 계약의 세밀한 사항들이 명확하지 못하면 향후 민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핵심자산이 넘어가는만큼 가치 평가 등이 선행돼야 하지만 초기 기술의 경우 평가는 쉽지 않다. 기술계약이 경영진 의사 결정만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계열사 내부 계약이기 때문에 세밀한 내용은 외부에서 알기도 어렵다.

기술에 대한 권리 계약은 크게 세 가지다. 아예 특허권 자체를 양도하는 것과 특허권은 그대로 보유하면서 로열티 수취 등을 염두에 둔 실시권을 넘길 수 있다. 실시권은 다시 특정 회사에만 넘겨주는 전용실시권과 복수에게 줄 수 있는 통상실시권으로 나뉜다. 물론 특허권은 지역별로 따로 둘 수 있기 때문에 국가별로 기술 이전 대상을 달리 할 수 있다.

한 특허법인 대표변리사는 "단순한 지사이거나 독립 법인이라도 기존 사업을 다른 지역에서 수행하는 목적이라면 IP의 이동이 수반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반대로 별도 사업체로서의 성격이 강한 경우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술권리가 넘어가는 계약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의 특성에 따라 다르나 신약 관련 기술계약은 전용실시권으로 넘어가거나 특허권 양도가 일반적"이라며 "플랫폼 기술의 경우에는 통상실시권을 설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계열 기업간의 계약 관계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스핀오프가 악용될 우려도 있다. 바이오기업 특성상 상장 바이오벤처 지배주주 지분율은 대부분 20% 미만에 그친다.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하다보면 창업주 지분율 희석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자회사 설립 후 회사 핵심 기술을 나눠 가지는 형태의 스핀오프가 대주주의 지분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약사 대표를 역임한 한 벤처 대표는 "신설된 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거나 인적분할을 통해 주주 구성을 양사가 같도록 만든다면 문제의 소지는 없다"면서 "다만 신설 회사에 대주주 개인 지분이 담기는 경우 기존 주주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민감한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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