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을 움직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최근 만난 취재원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열풍을 빗대어 표현한 '동학 개미 운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열풍과 비교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의 투자 패턴이 바꾸게 될 증권사 전략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TV 및 신문광고 등 수백억원의 비용을 써가며 공을 들였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방송에 등장해 주식 투자의 이점에 대해 소개해도 투자자들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증권 계좌 휴면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단시간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바꿨다. 유례없는 패닉장을 겪으며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사이 개인투자자들이 스스로 대거 몰려온 것은 눈에 보이는 가격 때문이다.
6만원대를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복했을 때 주식을 팔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펀드 투자보다 가격 변화 추이를 쉽게 살필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주식 거래로 이끄는 요소였다.
예상치 못한 기회로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뿐 아니라 모처럼 위탁매매 수수료로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지난 3월 신규 개설된 계좌가 약 43만개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신규 고객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학 개미 운동의 결말은 예측이 어렵지만 투자자들에게 자산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점은 주목해야 한다. 증권업계에 고객에게 돈이 보이는 정보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투자의 장은 열렸고 증권사들의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객들에게 자산 가격 정보를 어떻게 하면 더 간결하고 쉽게 전달할 있을지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 맞춤형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주식을 넘어 금융을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면 증권 업계가 건전한 투자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투자 패턴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개인 투자 열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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