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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금고 쟁탈전]20년만에 빗장 풀린 13조 운영금고①조례안 개정에 치열한 경쟁 예고, 복수 시중은행 참여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20-05-27 10:42:2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간 13조원 넘는 규모의 부산시금고 운영권을 가로막고 있던 빗장이 풀렸다. 시금고 지정·운영 조례 개정안 통과로 BNK부산은행이 20년간 독식해왔던 운영권을 다른 은행들도 넘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시는 조만간 시금고 공개 입찰 절차를 개시하고 9월 초까지는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문턱이 낮아진 건 1·2금고(주·부금고)에 '교차'로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부산은행 장벽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보고 2금고에만 눈독을 들였던 전국 단위 시중은행들도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특히 과거 운영자 선정 과정에 활용했던 배점표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나타나 기존 운영자인 부산은행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교차지원 가능·단독입찰 불가

부산시금고(1금고)는 2001년 운영권을 확보한 부산은행이 그동안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사업 영역이다. 이전까지는 우리은행(옛 상업은행)이 60년 넘는 기간 동안 운영하다가 이 시기 부산은행에 자리를 내줬다.

매년 8월 공개되는 부산시금고의 2018년 살림규모(자체수입+이전재원+지방채 및 보전수입 등 및 내부거래)는 13조3470억원에 달한다. 전년 보다 5355억원 늘어난 수준이자 전국 유사 지자체 평균액 보다 1조6862억원 많다. 전국 시금고 중에서는 서울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세입 내역이다.

자료: 부산시 홈페이지

4년마다 새롭게 선정되는 부산시금고 운영권을 부산은행이 꾸준히 유지했던 건 1금고와 2금고의 교차지원이 불가능한 영향이 컸다. 2금고는 농협에서 현 사업자인 국민은행으로 교체가 과거 이뤄졌지만, 1금고는 항상 '단독입찰'로 부산은행 몫이 됐다. 다른 은행들은 1금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하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2금고를 택했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단독입찰의 길은 전면 차단됐다. 개정된 조례안 제2조(금고의 지정방법)에 따르면 '2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경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재공고해 다시 경쟁에 붙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2개의 금고가 지정되는 경우 금융기관은 교차로 지원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치열한 경쟁의 길이 열린 셈이다.

◇신용·재무, 시민편의성 등 배점 낮아져

이전과 달라진 부분은 또 있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각각의 배점표 기준 가중치가 이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입찰 평가 항목 및 가점(총 100점)은 △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부산광역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20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의 관리능력(23점) △지역사회 기여 및 부산광영시와 협력사업(7점) △기타사항(7점)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30점에 달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은 이번에 25점으로 낮아졌다. 세부적으로는 국외평가기관과 국내평가기관 신용등급이 10점에서 8점이 됐다. 총자본비율(안정성), 자기자본이익률(수익성), 고정이하여신비율(건전성) 등 점수는 20점에서 17점으로 조정됐다.

전국 단위의 시중은행이 신용도와 재무안정성 등이 뛰어난 곳이 많다는 점에서 부산은행에 유리하게 조정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이외에 부산은행에 가점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항목들 경우 오히려 배점이 낮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시민의 이용 편의성은 23점에서 18점까지 낮아졌다. 관련 세부항목 중 부산시 내 지점의 수(7점)는 기존 6점에서 소폭 상향됐지만 4점에 달했던 관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실적과 계획 배점은 아예 삭제됐다. 부산은행 강점인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배점도 9점에서 7점까지 내려선 경우다.

국민은행과 농협뿐 아니라 서울시금고를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어준 동시에 옛 부산시금고 운영자였던 우리은행 등도 부산은행보다는 다양한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배점표들이 존재한다. 지역 사회 경제에 기여한 바를 놓고 보면 부산은행의 입지가 압도적이지만 다양한 부분에서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2금고 사업자인 국민은행과 옛 사업자 농협을 비롯해 다른 시중은행들도 입찰에 일단 참여하는 방안을 상당수가 논의하고 있다"며 "기본 준비를 하는 과정과 입찰 참여 자체에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부산은행 독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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