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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최승욱 대표, 시스템 반도체로 다양성 만든다팹리스 반도체 라닉스 세워 코스닥 상장까지…하이패스 칩으로 중국 진출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5-27 13:09:2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산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 글로벌 IT 산업이 멈춰설 정도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비메모리반도체라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는 미국이나 대만이 한국을 크게 앞서 있다. 또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삼성과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대기업 중심이다.

라닉스는 이같은 한국 반도체 산업과 정반대의 길을 걸은 회사다. 라닉스는 2003년 설립한 시스템반도체 전문회사로 중소기업에서 연구 개발을 하던 최승욱 대표(사진)가 창업했다.

라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다. 통신과 보안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로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주력산업은 하이패스 단말기용 통신 모뎀 칩이며 중국 시장까지 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사진)는 "시스템반도체 개발과 관련한 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라닉스 설립과 상장까지 왔다"면서 "시스템반도체 칩 개발을 시작으로 점차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책임지는 종합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사진=라닉스 제공)

◇중소기업 개발 경험으로 코스닥 상장까지

최 대표는 성균관대 물리학 석사를 마치고 동일교역에서 사회에 뛰어들었다. 당시 답이 나오지 않는 물리학보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놓는 시스템반도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대기업 입사 기회도 있었지만 능동적인 개발 경험을 쌓기 위해 중소기업을 택했다.

그는 1988년 동일교역 연구원으로 시작해 서두로직 책임연구원, 실리코니어 연구소장, 서두인칩 연구실장을 거치며 시스템반도체 개발 및 연구에 매진했다. 대표에 오른 뒤에도 한동안 개발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최 대표는 라닉스가 단순 팹리스(Fabless) 업체가 아닌 종합 솔루션 서비스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립 당시에 대부분 엔지니어가 반도체 칩을 개발했는데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나머지 반을 살펴보면 3분의 2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고 3분의 1은 하드웨어 개발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립 이후 덩치도 키웠다. 연간 매출액 규모를 살펴보면 설립 당해인 2003년은 두 달간 3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냈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본격적으로 13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15~16년이 지난 지난해를 기준으로 매출액은 6.5배 성장한 9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98억원까지 성장해 코스닥 상장까지 노렸다.

라닉스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성장성 특례상장 2호 기업으로 입성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60만주였는데 당시 반도체 시장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공모가는 하단인 6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를 통해 약 9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5일 종가(7900원) 기준으로 745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최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분기 말 기준으로 24.95%이며 가치는 186억원이다.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았지만 투자에 집중하면서 적자를 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8.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최 대표는 "기존에 못했던 분야에 진출하면서 인력이나 기술 투자가 발생했다"며 "상장하기 전보다 매출도 증가했고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템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차량통신 시장 잠재성 기대

라닉스의 핵심 사업은 하이패스용 반도체 칩이지만 그동안 보안 사업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공을 들였다. 여기에는 과거 보안 실패로 사업을 망쳤던 최 대표 개인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2004년 케이블TV용 셋톱박스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유료화 채널에 암호를 걸고 돈을 지불한 고객들에게 이를 해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출시하자마자 해킹 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최 대표는 "가장 좋은 암호 알고리즘을 만들었는데 뚫리면서 소위 '멘붕'이 왔다"며 "보안 기술을 배우려고 관련 업체들을 쫒으며 자문을 구했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도전을 중단하지 않았고 꾸준히 연구개발(R&D)를 진척시키면서 점차 가시화 된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KCMVP 인증은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라닉스는 국내 최초로 국가인증 보안칩을 개발·생산했다. 중요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 모듈의 안전성과 구현 적합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국가·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정보보호시스템에는 KCMVP 인증이 필수다.

2014년 IoT 디바이스 보안을 위한 기기위조 및 변조 방지용 보안 SoC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했고, 이듬해 IoT 저전력·경량화 보안칩 개발에도 성공했다. 최근 5세대(5G) 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IoT 산업의 개화와 함께 보안의 중요성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실시간 통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보안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시장이 확장할수록 라닉스의 기술은 보안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기존 메인 수입원은 하이패스용 고속패킷통신 시스템(DSRC) 칩이다. 자동 요금징수 등 차량의 근거리 통신에 필요한 DRSC 칩을 제조해 완성차업체에 공급한다. 2007년 DRSC 칩을 상용화했고, 국내 비포마켓(B2B) 기준으로 약 85%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등의 해외시장 확장도 추진 중이다. 중국의 하이패스 칩 시장은 에프터마켓에서 비포마켓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회를 파고들어 2016년 중국 전용 DSRC칩과 솔루션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중국 표준인증기관의 시험을 통과했다. 내년부터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로 제품을 본격적 판매에 들어간다. 다만 올해 상반기 코로나 19 사태로 수익 실현은 지연됐으며 내년부터 성과가 기대된다.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발과 함께 자동차 간 통산기술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라닉스는 V2X 시스템에 들어가는 칩 'WAVE'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V2X는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해 차량과 차량, 보행자오 인프라 간에 교통, 도로 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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