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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도전하는 크래프톤]개발자로 성공한 장병규 의장, 투자도 귀재④네오위즈·첫눈 창업 성공가도…우아한형제들 초기 투자로 1000배 차익도

성상우 기자공개 2020-06-11 08:14:09

[편집자주]

크래프톤이 게임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3N으로 불리는 대형 3사 독식 체제를 흔들고 있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게임시장을 평정했다. 크래프톤이란 사명은 중세 장인들의 연합체를 뜻하는 '크래프트 길드'에서 따왔다. 집단 지성의 힘에 수 많은 개발사들을 연합체로 엮는 독특한 지배구조도 보인다. 빅4에 도전하는 크래프톤의 경쟁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ICT 산업의 역사는 1990년대 후반 시작된 벤처창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일었던 닷컴열풍을 전후해 한칸짜리 사무실로 시작한 벤처기업들은 지금 굴지의 ICT 기업이 돼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역시 그 중 한명이다. 벤처 1세대 멤버로 꼽히는 그는 지난 20여년간 벤처 창업 뿐만 아니라 개발자, 투자가 등 다양한 여정을 걸어왔다. 장 의장은 수차례 창업과 투자를 모두 성공으로 이끌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엔 국내 ICT·스타트업 업계 체질개선을 위한 규제개혁가로도 활동했다.

투자자로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벤처캐피탈 본엔젤스를 통해 100여곳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 수조원 가치로 팔린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대한 초기 투자로 1000배에 달하는 차익을 누리기도 했다.

◇ 떡잎 달랐던 청년 개발자, 네오위즈·첫눈 창업하며 성공가도

장 의장을 성공한 창업가로 만든 바탕은 개발자로서의 역량이다. 그의 개발자적 면모는 대학시절부터 부각됐다. 수강신청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낀 장 의장이 당시 친구 2명과 함께 만든 수강신청 시스템이 당시 카이스트의 공식 수강신청 시스템으로 채택된 사례는 유명하다. 현역 군 복무 시절에 틈틈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국방부 주최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다. 이 개발 경험은 이후 그의 두번째 회사 '첫눈' 창업의 발판이 됐다.

첫번째 창업회사는 대학원 시절 설립한 '네오위즈'다. 박사과정 중이던 1996년 웹개발 모임에서 만난 나성균 현 네오위즈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만나 공동 창업했다. 초창기 시스템통합(SI) 일을 수주해 돈을 벌던 네오위즈는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내놓으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내놓은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과 게임 브랜드 '피망'은 네오위즈를 전국민이 아는 회사 대열에 올려놨다.

두번째 회사 '첫눈'은 네오위즈 당시 검색서비스 담당이었던 신중호 대표를 포함한 30여명의 직원들과 나와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창업 이듬해인 2006년 검색 역량 강화에 나선 네이버(당시 NHN)에 350억원에 매각됐다. 잇따른 창업·매각 성공을 통해 신사업 확장과 투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 '배민' 탄생시킨 벤처투자가와 총리급 4차산업위원장 역임

장 의장은 성공한 투자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2007년 2명의 파트너와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설립한 벤처캐피탈(VC) '본엔젤스'는 수많은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배출했다. 본엔젤스는 막 창업했지만 아직 사업성을 인정받기 이전 상태인 초창기 창업사에 투자했다. 설립 후 10년간 엔써즈, 틱톡, 윙버스, 미투데이 등 100여개의 스타트업에 4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에 대한 초기투자도 당시 장 의장 주도로 이뤄진 투자다. 2011년 이 회사에 투자한 3억원의 지분 가치는 8년 뒤 약 3000억원이 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며 4조75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VC 투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 사례 중 하나다.

잇따른 창업과 투자 성공 경험은 그를 규제개혁가로 변모시켰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5개월차인 2017년 9월 청와대는 장 의장을 총리급인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위원회는 4차산업혁명 유관 산업분야에 대한 주요 정책을 심의 및 조정하기 위해 당시 대통령 직속기구로 처음 설립된 조직이다. 대부분 샌드박스 등 신산업에 대한 규제개혁 업무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장 의장은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말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직으로 복귀한 상태다.

4차위원장으로서의 그의 업적에는 평가가 갈린다. 장 의장은 퇴임 직전 '타다금지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4차위원장으로서 이 사태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의 세번째 창업 회사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IB업계에서 거론되는 주요 후보 중 최대어로 꼽힌다. 한국 게임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게임시장을 평정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매출 기준으로도 크래프톤은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에 이어 올해 국내 게임업계 빅4 반열에 들 것이 확실시된다.

장 의장은 '통큰 기부'로도 수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 1월엔 동문 자격으론 최초로 모교 카이스트에 100억원을 기부했고, 약 2개월 뒤인 3월엔 코로나19사태로 난관에 빠진 고향 대구광역시에 10억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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